왠지 납작한 신발을 신으면 편안한 인생을 살 것 같다. 하이힐 대신 납작한 신발을 신고 평탄한 삶을 살아가는 여덟 명의 여자들은 그렇다고 운동화를 운동부 언니처럼 신거나, 발레리나 슈즈를 발레리나처럼 신지는 않는다.

1 12만9천원, 리복(Reebok). 2 12만9천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 3 9만9천원, 뉴발란스(New Balance). 4 11만9천원, 뉴발란스.

1 12만9천원, 리복(Reebok). 2 12만9천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 3 9만9천원, 뉴발란스(New Balance). 4 11만9천원, 뉴발란스.

 

박예운(모델)

오늘 고른 신발
뉴발란스의 토닝화. 그냥 디자인이 예뻐서 구입했는데, 알고 봤더니 토닝화였다. 예쁜 데다 걷기만 해도 몸에 탄력까지 준다니 더욱 마음에 든다. 그리고 얼핏
보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브랜드의 로고가 크지 않은 것도 이 신발을 구입한 이유 중 하나다. 한번에 뉴발란스 신발인 걸 맞히는 사람이 드물다.

하이힐보다 납작한 신발이 좋은 이유
이렇게 입고, 하이힐까지 신으면 더 날씬해 보이겠지만, 너무 전형적이라 재미없다. 너무 잘 차려입은 것 같은 느낌은 어쩐지 좀 쑥스럽다. 이럴 땐 큰 키가 좀 고맙다.

좋아하는 브랜드
원래부터 좋아하는 나이키, 그리고 요즘 들어 사랑하게 된 뉴발란스. 두 브랜드 모두 심플한 로고 하나로 포인트를 주는데, 이것마저 패셔너블하다.

나의 납작한 신발 스타일링 법
와이드 팬츠나 일자 핏의 팬츠에 스니커즈를 즐겨 신는다. 보일지 안 보일지 모르지만, 위트 있는 마무리를 위해서 컬러 양말도 잊지 않는다.

 

1 30만원대, 더 슈(TheShoe). 2 43만8천원, 레페토(Repetto). 3 40만원대, 장미쉘 카자바(Jean-michelCazabat).

1 30만원대, 더 슈(TheShoe). 2 43만8천원, 레페토(Repetto). 3 40만원대, 장미쉘 카자바(Jean-michelCazabat).

 

박나나([GQ] 패션에디터)

오늘 고른 신발
지미 추에서 산 호피무늬 슬립온 슈즈.

하이힐보다 납작한 신발이 좋은 이유
만날 보고 듣는 게 남자 신발이어서인지 몰라도, 하이힐보다는 납작한 신발 중에 예쁜 게 더 많은 것 같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그리고 납작한 신발을 신었을 때의 가벼워 보이는 느낌이 좋다.

좋아하는 브랜드
영국에서 신발을 최고로 잘 만드는 브랜드 처치스. 여름에는 에스파드리유 슬립온 신는 걸 좋아하는데, 가스따네르의 신발을 즐겨 신는다. 당연히 웨지힐 같은 신발 말고, 납작한 것으로 말이다.

나의 납작한 신발 스타일링 법
납작한 신발을 신을 때는 하의가 발등과 신발을 가리지 않게 반드시 짧게 입어야 한다. 납작한 데다 발까지 안 보이면 뭔가 처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여성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니시해 보이는 건 좋지만, 진짜 남자처럼 보이는 건 곤란하니까.

 

1 가격미정, 프라다(Prada). 2 14만9천원, 망고(Mango). 3 25만5천원, 시스템(System). 4 가격미정, 레노마 by금강제화(RenomabyKumkang).

1 가격미정, 프라다(Prada). 2 14만9천원, 망고(Mango). 3 25만5천원, 시스템(System). 4 가격미정, 레노마 by금강제화(RenomabyKumkang).

 

최보원(주얼리 디자이너)

오늘 고른 신발
꼼 데 가르송과 레페토가 함께 만든 매니시한 스타일의 옥스퍼드 슈즈. 아무 장식도 없는 그냥 검은색 옥스퍼드 슈즈였다면 심심했을 법도 한데, 앞쪽에 동그란 메탈을 장식해서 포인트를 줬다.

하이힐보다 납작한 신발이 좋은 이유
어렸을 적부터 납작한 신발을 신었다. 친구들이 하이힐을 신고 멋을 내기 시작할 때도 난 늘 스니커즈나 옥스퍼드 슈즈를 신었다. 이상하게 하이힐에는 눈길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결정적인 건 키가 큰 편이라 납작한 신발을 신지 않으면 남자 만나기 쉽지 않다. 키 큰 여자를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 남자를 만났을지라도, 남자 옆에서 거대한 여자처럼 보이는 내가 싫다.

좋아하는 브랜드
일 년 내내 신어도 질리지 않는 옥스퍼드 슈즈를 만드는 건 레페토뿐이다. 운동화 브랜드로는 어릴 때부터 나이키를 좋아했다.

나의 납작한 신발 스타일링 법
일생을 납작한 신발만 신고 살아왔으니 내 옷장에 있는 어떤 옷을 꺼내 입어도 모두 납작한 신발에 어울리는 것뿐이다. 납작한 신발에 모든 옷을 맞춰왔으니 까. 난 옷에 신발을 맞춰 신는 게 아니고 신발에 옷을 맞춰 입는 유형의 사람이다. 요즘에는 옥스퍼드 슈즈를 덜 지루해 보이게 하는 방법과 운동화를 덜 운동
화같이 보이게 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내가 찾은 답은 가장 평범한 일자 핏의 바지와 함께 입어야 예쁘다는 것이다.

 

1 가격미정, 반스(Vans). 2 9만9천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3 9만9천원, 컨버스 마리메꼬(ConverseMarimekko).

1 가격미정, 반스(Vans). 2 9만9천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3 9만9천원, 컨버스 마리메꼬(ConverseMarimekko).

 

강지영(LG패션 수입사업부 마케터)

오늘 고른 신발
이자벨 마랑의 하이탑 스니커즈. 이자벨 마랑에서는 이런 스니커즈도 만든다. 디자인이 독특해서 예쁜 데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살짝 키 높이 창이 깔려 있어서 나처럼 키가 크지 않은 사람에게 더 고마운 아이템이다. 물론 신었을 때는 그냥 스니커즈를 신은 것처럼 전혀 불편하지 않다.

하이힐보다 납작한 신발이 좋은 이유
아침마다 하이힐과 스니커즈 사이에서 고민하지 만 선택은 늘 하이힐 대신 스니커즈다. 미팅이나 외부 활동이 많은 편이라 하이힐을 신고는 하루를 무사히 견딜 수가 없다. 스니커즈를 신으면 하이힐을 신었을 때보다 좀 더 다양한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좋다.

좋아하는 브랜드
키가 크지 않은 편이라 너무 납작한 스니커즈보다는 에어나 쿠션이 들어가 있는 스니커즈가 좋다. 이런 스타일의 스니커즈는 나이키의 것이 제일 예쁜 것 같다. 오늘 신은 이자벨 마랑의 스니커즈도 신발장 제일 위칸에 올라 있는 신발인데 착용감도, 스타일도 여러모로 만족스럽다.

나의 납작한 신발 스타일링 법
너무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옷은 절대 입지 않는데, 스니커즈를 매치하면 딱 내가 원하는 정도의 적당히 매니시하고 캐주얼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공식화된 스타일링보다 각자 나름의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찾는 게 입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편하다.

 

1 20만원대, 질 스튜어트 액세서리(JillStuartAccessory). 2 20만원대, 질 바이 질 스튜어트(JillbyJillstuart). 3 15만9천원, 스티브 매든(Steve Madden). 4 43만8천원, 레페토.

1 20만원대, 질 스튜어트 액세서리(JillStuartAccessory). 2 20만원대, 질 바이 질 스튜어트(JillbyJillstuart). 3 15만9천원, 스티브 매든(Steve Madden). 4 43만8천원, 레페토.

 

이하정(쟈뎅드슈에뜨 디자이너)

오늘 고른 신발
파리 출장 갔다가 산 레페토의 레이스업 슈즈. 납작한 신발을 챙겨 가는 걸 잊어버렸는데, 걸을 수 없을 지경에 다다랐을 때 레페토 매장으로 달려가서 샀다. 불편한 신발 때문에 발이 아플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레페토의 신발이다.

하이힐보다 납작한 신발이 좋은 이유
미니 원피스나 미니스커트를 좋아하는데 이런 여성스러운 옷을 입을 때 하이힐을 신는 것보다 납작한 신발을 신는 게 더 예쁘다. 짧은 치마에 하이힐까지 신으면 쿨하지 못해 미안한 느낌이랄까, 뭐 그 비슷한 기분이 든다. 납작한 신발이나 스니커즈로 여성스러움을 살짝 중화해줘야 안심이 된다.

좋아하는 브랜드
레페토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신발장에 레페토가 4개나 쌓여 있다. 엄마는 똑같이 생긴 신발을 왜 자꾸 사냐고 한다. 뉴발란스와 피에르 하디의 운동화도 좋은데, 피에르 하디는 하이힐뿐만 아니라 운동화도 아름답게 만든다.

나의 납작한 신발 스타일링 법
레이스업 슈즈의 매니시한 매력을 하늘하늘한 원피스나 스커트 같은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옷으로 살짝 중화한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매니시 하거나, 페미닌하거나 한 가지 스타일로 뻔하게 통일하는 것보다 의외의 매치를 보여주는 게 더 재미있다.

 

1 47만5천원, 토즈(Tod’s). 2 62만5천원, 토즈. 3 19만9천원, 스티브 매든.

1 47만5천원, 토즈(Tod’s). 2 62만5천원, 토즈. 3 19만9천원, 스티브 매든.

 

주가은([보그걸] 패션에디터)

오늘 고른 신발
송치 소재의 빈티지 로퍼. 부산에 있는 온라인 빈티지 숍에서 ‘득템’했다. 절대로 모피는 입지 않는데, 송치 로퍼가 모피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아무 생각 없이 구입,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모피라는 생각으로 신고 있다.

하이힐보다 납작한 신발이 좋은 이유
나처럼 키가 작은 여자들의 비율을 좋게 만드는 것은 하이힐이지만, 플랫 슈즈가 주는 심심하고 소박한 매력에 더 끌린다. 로퍼 외에도 새들 슈즈와 우븐 레더슈즈처럼 매니시한 복고풍의 플랫 슈즈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브랜드
배스(Bass)와 덱스터(Dextor), 처치스(Churchs), 콜한(Cole Haan) 등 오랫동안 로퍼를 만들어온 헤리티지 브랜드. 최근에는 마크 맥너리 같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헤리티지 브랜드와 협업을 선보였는데, 이런 로퍼들도 주목할 만하다

나의 납작한 신발 스타일링 법
로퍼는 발등과 발목을 드러낸 맨발에 신었을 때 가장 예쁘다. 그래서 봄이나 가을에는 롤업을 해서라도 발목을 드러내고 맨발로 신고, 가을이나 겨울에는 컬러가 예쁜 유니클로 양말과 하이웨이스트 팬츠를 매치한다. 특히, 페니로퍼처럼 발이 무거워 보이는 둔탁한 슈즈에 어정쩡한 핏과 길이의 팬츠를 매치하면 난감한 프로포션을 피할 수 없어서, 반드시 발목을 드러내거나 스키니 팬츠를 입는다.

 

1 29만9천원, 스티브 매든. 2 가격미정, 미우미우(Miu Miu). 3 6만4천원, 컬러스 오브 캘리포니아(Colors of California). 4 9만9천원, 컬러스 오브 캘리포니아.

1 29만9천원, 스티브 매든. 2 가격미정, 미우미우(Miu Miu). 3 6만4천원, 컬러스 오브 캘리포니아(Colors of California). 4 9만9천원, 컬러스 오브 캘리포니아.

 

김가빈(지미추 마케터)

오늘 고른 신발
지미추의 납작한 스트랩 샌들. 지미추에 아름다운 하이힐이 많고 많지만, 납작한 스트랩 샌들도 그 못지않게 예쁘다.

하이힐보다 납작한 신발이 좋은 이유
하루 종일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밖에서 활동하는 일이 많다 보니 언제부턴가 하이힐을 멀리하게 되었다. 하이힐을 신고 집에서 나오면 몇 시간도 채 안 돼서 후회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렇게 납작한 신발을 신으면 하루 종일 몸도, 마음도 편안하다.

좋아하는 브랜드
내가 마케팅을 맡고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지미 추는 진짜 매력적인 브랜드다.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가 이렇게 유연하게 신선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게 놀랍다. 마르틴 마르지엘라의 스니커즈도 내가 편애하는 신발이고, 요즘에는 골든 구스에 푹 빠져 있다.

나의 납작한 신발 스타일링 법
납작한 신발은 하이힐처럼 인위적으로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게 불가능하니 팬츠 길이를 최대한 길게 입는 것이 다리가 길어 보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걸을 때마다 발목이 살짝살짝 보여야 더 예쁘기 때문에 팬츠 길이의 최대치는 딱 발목 위까지다. 만약 더 긴 팬츠를 입었다면 바짓단을 접어 올린다.

 

1 19만9천원, 아디다스 바이 스텔라 맥카트니(AdidasbyStellaMcCartney). 2 가격미정,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3 9만9천원, 푸마(Puma). 4 가격미정, 나이키(Nike).

1 19만9천원, 아디다스 바이 스텔라 맥카트니(AdidasbyStellaMcCartney). 2 가격미정,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3 9만9천원, 푸마(Puma). 4 가격미정, 나이키(Nike).

 

박세연(스타일리스트)

오늘 고른 신발
밑창에 네온 옐로 컬러로 포인트를 준 나이키의 러닝화. 러닝화라고 해서 진짜 달리기 할 때만 신어야 하는 건 아니다. 달릴 일 없는 오늘 같은 날에도 러닝화 를 신는다. 요즘 러닝화는 예쁘기도 하다.

하이힐보다 납작한 신발이 좋은 이유
별다른 이유는 없다. 편하니까. 그리고 하이힐의 극도로 여성스러운 스타일은 절대 소화할 용기도 없다.

좋아하는 브랜드
스니커즈는 단연 나이키! 운동화를 신기에는 민망한 곳에 가거나, 좀 더 차려입어야 할 것 같은 날에는 레페토의 레이스업 슈즈를 신는다. 그리고 좀 더 가벼운 차림을 하고 싶은 날에는 캔버스 소재의 슬립온 스니커즈를 꺼내 신기도 한다. 이런 신발은 탐스가 제일 예쁘다.

나의 납작한 신발 스타일링 법
기본적으로 스니커즈는 스포티한 스타일의 아이템이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의 옷과 함께 매치해서 포인트 스타일링을 연출할 수 있다. 우아한 느낌의 모노 톤 롱 스커트나 클래식한 팬츠에 경쾌한 색의 스니커즈를 신는 것처럼 말이다. 이건 전형적인 스타일을 좀 더 신선하게 연출하는 비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