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통해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이 거미줄처럼 엮이면서 인터넷 공동 구매도 게릴라전의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주어진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사람을 끌어 모으기 위한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연합작전은 소리 없이 강하다.

“자자!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반값에 가져가세요. 골라! 골라!”어릴 때 엄마 손 붙잡고 시장에 가면 옷을 산처럼 쌓아놓고 ‘골라 골라’를 외치는 아저씨가 늘 있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 목청껏 외치지 않아도 고객이 제 발로 찾아간다. 게다가 알아서 입소문까지 내준다. 무엇인고 하니‘소셜커머스’라는 새로운 차원의 온라인 쇼핑이다. 매일 한 품목에 한해 하루 동안만 할인을 해줘‘ 원 어 데이 쇼핑’이라 부르는데, 소셜커머스 업체가 정한 수량 이상이 팔려야 거래가 성사된다. 언뜻 보면 파워블로거나 카페에서 이뤄지던 온라인 공동 구매와 비슷해 보이지만,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소비자가 직접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상품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점이다르다. 쇼핑 방식도 훨씬 간편해져서 사이트에서 버튼 하나만 클릭하면 트위터나 페이스북, 미투데이에 해당 상품의 내용과 사이트 주소가 자동으로 등록돼 간편하게 올릴 수 있고, SMS버튼을 누르면 문자로도 전송된다. SNS의 날개를 단 정보는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뒤얽힌 네트워크망을 타고 순식간에 퍼진다. 헌혈자를 구한다는 트윗이 올라오자마자 몇 분도 채 안 돼 헌혈자를 구했을 만큼 SNS의 파급력은 소셜커머스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하나의 트윗이 알티와 알티를 거듭하는 동안 소셜커머스 상품의 구매자수가 1백 명을 넘어서는 일도 부지기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을 싸게 살 수 있어 좋고, 판매자는 광고비보다 적은 비용으로 몇 배의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면 5만 원짜리 레스토랑 상품권을 반값에 구매해 친구들과 더치페이를 하면 스타벅스 한 잔 가격으로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훌륭한 요리를 배불리 먹고 마실 수 있다. 10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 때문에 망설였던 피부 관리나 디지털 파마 상품권도 40% 이상 할인된 가격에나온다. 얼마 전에는 온라인 서점에서 사려고 미뤄두었던 요리책을 반값에 사고 귀여운 쿠킹 타이머까지 덤으로 받았다‘. 친구에게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하면 전시회나 공연 티켓, 화장품, 네일 케어 이용권도 간단하게 선물할 수 있다. 아직까지 외식상품권이나 미용과 관련한 상품이 주를 이루지만, 얼마 전부터 고가의 해외 여행 상품권도 등장했다. 기존 여행사보다 30% 가까이 저렴하게 파는데, 고가의 상품인 만큼 할인받는 금액이 20만 원을 넘을 때도 있다. 가끔은 특급호텔 숙박권을 파격적인가격에 파는 로또가 터지기도 한다. 40만 원이 넘는 노보텔 숙박권이 9만 원대로 할인되는 깜짝 쇼는 소셜커머스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 스키장 리프트 이용권을 60% 할인된 가격에 팔거나 놀이동산 자유이용권을 반값에 판다고 해도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레스토랑을 20% 할인해준다는 할인카드의 광고가 더 이상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소셜커머스 덕분에 매달 여가생활비로 지불하던 금액이 반으로 줄었다. 잘만 이용하면 한 달 택시비가 뚝 떨어지기도 한다. 국내에 소셜커머스 붐이 일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음식점이나 피부관리실, 미용실 할인이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공연, 전시회, 호텔숙박권, 해외패키지 여행상품 등으로 확대돼 소설커머스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다. 소셜커머스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사이트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현재는 6백여 개의 사이트가 운영 중이다. 그러니 아무리 아날로그형 인간이라고 해도‘ 난 온라인 쇼핑에는 관심 없어’라고 더 이상 모른척할 수가 없게 됐다. 소셜커머스를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동일한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의 질과 양이 확연히 달라지니까.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매일 업데이트되는 상품이 수백 개에 달하면서 다양한 소셜커머스 업체의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메타사이트’가 등장했다. 소셜커머스계의‘네이버’격인 이들 사이트는 단순히 상품을 나열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인기순, 구매순, 가격순으로 순위를 매겨 보여준다. 해당 사이트의 MD가 검증된 상품을 소개하는 코너도 운영한다.어쩌면 네이버와 다음처럼, 소셜커머스 업체보다 메타 사이트의 파워가더 커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티켓초이스, 쿠폰 모아 같은 대표적인 메타사이트가 소셜커머스 업체보다 한발 앞서 어플을 내놓은 것만 봐도 그렇다. 덕분에 스마트폰 하나로 쿠폰 검색부터 결제, 전송까지 가능해졌다.그런데 소셜커머스가 이토록 장점만 있는 걸까? 이렇게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면 소셜커머스는 충분히 매력적인 쇼핑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소셜커머스 신드롬에 힘입어 관련 사이트가 우후죽순으로 늘면서 검증이 안 된 레스토랑, 헤어숍 등 업체의 상품이 소개되는 일도 많아졌다.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사전에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검증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소셜커머스 사이트 게시판에는“광고를 보고 찾아갔는데 음식의 맛과 서비스가 기대에 훨씬 못 미쳤어요”라는 내용의 항의 글을 종종 볼 수 있다.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든다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판매된 소셜커머스 상품에 대한 책임 소재가 어느 업체에 있는지 불분명하기 때문. 게다가 판매기간이 끝난 후에는 구매를 취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에 소셜커머스 업체, 판매 업체가 믿을 만한 곳인지, 상품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인지, 환불 가능 기간은 언제까지인지 등 꼼꼼히 따져보는 수밖에 없다. 판매업체의 이름을 네이버 검색창에 쳐서 이용후기를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유효기간이 긴 상품은 서비스를받기 전에 해당업체가 폐업을 할 가능성도 있으니,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직 과도기라 보완할 점이 많긴 하지만 소셜커머스의 미래를 점치기에는 아직 이르다.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소셜커머스 업계도 진화할 테니까. 벌써부터 1, 2위를 다투는 소셜커머스 회사들은 상품과 판매자에 대한 검증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으니 아직은 좀 못 미더워도 나는 소셜커머스를 사랑하련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

상품 부문1위 티켓몬스터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중 가입한 회원수, 업데이트되는 상품수, 서비스 지역의 범위 면에서 모두 1위를 기록 중이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 인천, 대구, 광주, 부산 등까지 서비스를 확장했다. 사이트 디자인이나 페이지 구성, 사진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 1위 기업답게 판매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도 까다로워 믿고 구입할 수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폰을 위한 어플이 나와 있으며 아이폰 어플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2위 위메프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있는 법. 전체적인 구성이 세련됐고, 상품의 구성도 괜찮은 편이다. 인기리에 공연 중인 뮤지컬 티켓도 가끔 판매된다. 다음 날 판매되는 상품의 가격과 유효기간만 공개하고 하루 먼저 구매할 수 있도록 한 ‘블라인드 딜’ 상품을 공략하면 의외의 수확을 얻기도 한다.

3위 쿠팡
압구정, 강남, 삼성, 서초, 잠실, 건대, 이태원, 홍대, 대학로 등 번화가 위주로 구분되어 있어 모임이나 데이트를 앞두고 지역별로 검색하기 편리하다. 연극과 뮤지컬 공연 상품이 자주 올라오는 편이다. 거래량이 많다는 건 그만큼 믿을 수 있는 사이트라는 증거다.

검색 부문1위 티켓초이스
650여 개에 달하는 전국의 소셜커머스를 지역별, 톱 30위로 구분해 지역에 따른 차별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상품을 맛집과 외식, 공연과 문화, 뷰티와 미용, 여행과 레저 등으로 구분하고 첫 화면에 인기순, 구매순, 가격순, 판매액순으로 오늘의 쿠폰을 소개한다. 지역별 지도검색 서비스도 실시해 접근성을 미리 타진해볼 수 있다‘. 티초시스터즈’라는 MD가 선택한 오늘의 쿠폰을 소개하는 게시판도 운영한다. 아이폰 어플도 출시했다.

2위 올쿠폰
상품을 실시간 인기 차트, 판매량 차트, 급상승 차트 등으로 나눠서 순위를 정해 전체적인 흐름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상품 정보에 지역, 소셜커머스 사이트, 마감 시간, 구매자수, 원가와 할인 금액이 눈에 확 들어오게 정리가 잘되어 있다. 상품 사진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지도가 떠서 위치 확인도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