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시리도록 아찔한 멋의 애시드 컬러! 그 매력적인 효능, 근사한 연출을 위한 세밀한 작동법, 체형이나 피부색을 고려한 취급 주의사항 등 애시드 컬러 입기에 관한 필독 사용설명서.

특징과 효능

한입 베어 물면 그 시큼함과 상큼함이 오감을 자극하는 레몬, 오렌지, 키위, 파인애플 등의 과일을 닮은 애시드 컬러가 이번 시즌 톱 트렌드의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봄/여름, 부드러운 누드와 파스텔 컬러가 만연했던 패션계는 형광빛을 머금은 이 눈부신 색상의 입성으로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었다. 채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핑크, 노랑, 초록, 오렌지 등 애시드 컬러의 다채로운 향연을 선보인 질 샌더와 이글거리는 태양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오렌지색을 중심으로 줄무늬 패턴을 다양하게 변주한 프라다 컬렉션은 애시드 컬러 팔레트를 사용한 덕분에 이번 시즌 최고의 쇼로 자리매김하는 영광을 안았다. 감칠맛 나게 요리한 애시드 컬러의 강렬함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니 당연한 결과다. 이러한 따뜻한 색감들은 인상까지 산뜻하고 화사하게 연출할 뿐만 아니라 명랑하고 모험심 넘치는 성향을 강조해 한결 어려 보이게 만드는 효능도 있다. 특히 핑크와 노랑은 사람의 마음을 끄는 효과가 있어 대인관계에서도 유용하다.

물론, 차분한 멋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애시드 컬러의 화려함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만날 수 있는 총천연색의 유희는 포기하기엔 너무도 아름답다.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애시드 컬러도 충분히 여성스럽게 또 우아하게도 변신시킬 수 있으니 다음의 컬러 작동법을 참고하자.

단계별 컬러 작동법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화가, 샤갈은 색을 잘 쓴 덕분에 세기의 거장이 되었다. 붉은색의 <바바의 초상> <붉은 배경색의 흰 꽃다발>, 노랑과 파란색의 <서커스> <곡예사> 등 생생한 컬러를 주로 사용한 샤갈의 그림은 보는 이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그저 화려하거나 산만하다는 수식어 대신 색채의 마술사라는 찬사를 받을 수 있었던 건 강약을 잘 살린 색의 조합 때문이었다. 애시드 컬러 역시 어떤 색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기대 이상의 멋과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선호하는 스타일과 취향에 맞게 매력적인 효능만 쏙쏙 끄집어내는 컬러 매치법으로 애시드 컬러를 보다 완벽하게 작동해보자. 단계별로 작동하면 더 효과적이다.

1 니트 원피스는 가격미정, 소니아 리키엘(Sonia Rykiel). 2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줄무늬 셔츠는 15만8천원, 제시뉴욕(Jessi New York). 3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카디건은 3만9천원, 스위트 숲(Sweet Soup). 4 크리스털 반지는 29만원, 스와로브스키(Swarovski). 5 리넨 팬츠는 1백만원대, 모스키노(Moschino). 6 페이턴트 가죽 숄더백은 1백만원대,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7 소가죽 소재의 토트백은 2백만원대, 로에베(Loewe).

1 니트 원피스는 가격미정, 소니아 리키엘(Sonia Rykiel). 2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줄무늬 셔츠는 15만8천원, 제시뉴욕(Jessi New York). 3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카디건은 3만9천원, 스위트 숲(Sweet Soup). 4 크리스털 반지는 29만원, 스와로브스키(Swarovski). 5 리넨 팬츠는 1백만원대, 모스키노(Moschino). 6 페이턴트 가죽 숄더백은 1백만원대,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7 소가죽 소재의 토트백은 2백만원대, 로에베(Loewe).

Step1 ONE COLOR, TONE ON TONE
애시드 컬러의 전형적인 멋을 선호하는 이라면 안전한 방법부터 도전해보자. 바로 하나의 색상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일하거나 같은 계통의 색상을 배색하는 톤온톤 룩의 방법이다. 선명한 오렌지색 톱과 쇼츠 룩의 막스마라, 선글라스부터 셔츠와 팬츠의 앙상블, 그리고 T 스트랩 슈즈까지 노란색을 한껏 끼얹은 카샤렐 컬렉션 등은 하나의 색상을 충분히 만끽하는 법을 알려준다. 반면 비슷한 계열의 색상을 배색함으로써 같은 색도 더 부드러운 느낌으로 만드는 톤온톤 연출은 애시드 컬러의 과한 매력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제격이다. 예를 들어 노란색 원피스에 레몬색 슈즈와 연두색 벨트를 함께 매치하면 노란색의 강렬함은 싱그러움 정도로 축소된다. 마젠타 핑크와 채도를 다르게 낮춘 두 가지 핑크로 톤온톤 룩을 연출한 dkny, 절개를 통해 코랄 블루와 파란색을 섞은 버버리 프로섬의 미니드레스, 붉은색이 섞인 오렌지와 보라색을 함께 매치한 dVF 등의 컬렉션을 참고하면 근사한 톤온톤 연출법을 배울 수 있다.

Step2 ACID MONOTONE
애시드 컬러의 과도함을 낮춰주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모노톤 컬러를 조합하는 것이다. 특히 흰색, 회색, 검은색의 무채색을 섞으면 한결 차분한 느낌이 완성된다. 흰색은 애시드 컬러의 선명함을 더욱 깨끗하게 부각하고, 회색은 애시드 컬러의 채도를 낮춰준다. 또 검은색을 조합하면 애시드 컬러의 화려함을 무게감 있게 눌러준다. 베이지색은 보다 성숙하고 우아한 느낌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이때, 애시드 컬러의 면적을 상대적으로 줄이면 더 차분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흰색을 적극 활용해 애시드 컬러를 한결 도회적으로 연출한 세린느 컬렉션, 검은색으로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입생로랑과 랑방 컬렉션, 베이지색으로 중성적인 매력을 부각한 에트로와 마이클 코어스 등의 컬렉션은 애시드 컬러를 보다 우아하고 지적으로 변신시키는 연출법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