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것만이 최고의 주얼리는 아니다. 가짜 보석이든, 천이든, 가죽이든, 세련된 감성으로 고른 주얼리는 반짝이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다. 주얼리 디자이너 4인의 특별한 취향과 함께했다.

1, 2 퍼블리쉬드에서 만날 수 있는 주얼리들. 가죽끈에 펜던트가 달린 반 라이크의 팔찌와 앤티크한 고티의 반지들. 3 호야앤모어의 디자이너 최보원.

1, 2 퍼블리쉬드에서 만날 수 있는 주얼리들. 가죽끈에 펜던트가 달린 반 라이크의 팔찌와 앤티크한 고티의 반지들. 3 호야앤모어의 디자이너 최보원.

 

‘호야앤모어’ 디자이너 최보원의 취향

Her Place

멀티숍 퍼블리쉬드
피라미드처럼 생긴 퍼블리쉬드의 세련된 공간에는 마치 갤러리처럼 주얼리가 전시돼 있다. 물론 이 주얼리들은 작품이 아니라 ‘제품’이다. 이곳에 있는 주얼리 중에서 특히 고티(Goti)와 반 라이크(Van Rycke)를 좋아하는데, 손톱만한 펜던트가 달린 고티의 앤티크 목걸이와 얇은 가죽끈에 조그만 펜던트가 달린 반 라이크의 팔찌는 딱 내 취향이다! 참고로 이 팔찌는 다른 색으로 여러 개 함께 해야 더 예쁘다.

나의 주얼리는
가죽, 천, 도자기 같은 독특한 소재를 사용하거나 작고, 단순한 커스텀 주얼리.

주얼리를 디자인할 때는
주얼리는 기본적으로 예쁘게 치장하기 위한 아이템이니 꼭 실용적일 필요까진 없어도,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그러다 보니 주얼리 중에서도 좀 더 캐주얼한 액세서리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어떤 옷차림과 함께하면 잘 어울릴지 생각하곤 한다. ‘어떤 스타일의 여성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같은 것도 있다.

주얼리를 만들 때는
일상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활용한다. 인테리어 때문에 을지로 방산시장을 한참 다녔었는데 그곳 철물점에서 본 경첩 모양, 친구 꽃집에 갔다가 본 꽃 모양으로 주얼리를 만들기도 한다.

주얼리를 살 때는
소재, 가격, 활용도를 꼼꼼히 체크한다. 소재에 알맞은 가격이고, 활용도가 높으면 더 좋다! 활용도는 두 가지 중 하나만 만족하면 된다. 여기저기 매일 할 수 있거나 혹은 어떤 한 가지 룩에라도 확실한 제 몫을 하거나.

내 생애 최고의 주얼리
엄마가 할머니에게서 물려받고, 내가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다이아몬드 반지는 몇 십 년 전의 클래식한 디자인 그대로인데 의미가 있어서 아끼는 물건이다. 그리고 내가 아주 예전에 만들었던, 몇 개 남지 않은 물건들도 소중하다.

최고의 주얼리 브랜드
덴마크의 블랙 릴리는 가방이나 지갑 같은 가죽 제품 브랜드인데 주얼리도 만든다. 방콕의 트라이모드는 소재도 디자인도 독특한 제품이 많다. 두 브랜드 모두 주얼리의 형태에 얽매이지 않은 제품들이라 좋아한다.

주얼리 고르는 법
맨몸에 주얼리만 하고 다닐 게 아니니 내가 가진 옷들, 내 옷차림에 잘 어울릴 법한 것을 고른다. 그리고 그 주얼리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필요하다. 미래라고 하니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런 표현을 쓴 이유는 특히나 커스텀 주얼리의 금속은 도금인 경우가 많은데, 도금은 언젠가 벗겨지고 색이 바래지만 꼭 나쁘게 변하기만 하는 건 아니다. 그러니 어떻게 변하는지, 또는 A/S가 가능한지 알아본다.

주얼리 보관법
도금의 경우는 공기, 화장품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래서 비닐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가죽은 스크래치가 생길 경우 부드러운 천으로 닦은 다음 보관한다.

주얼리 스타일링
대부분은 최대한 심플하게 귀고리든 목걸이든 하나만 한다. 옷이나 사람보다 주얼리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옷과 주얼리는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게 목적이니까. 그리고 한 가지 아이템을 여러 개 함께 한다. 여러 개의 팔찌를 하고, 귀고리나 다른 것은 생략하는 식이다. 요즘은 심플한 귀고리를 여러 개 하고 싶어서 귀에 구멍을 몇 개 더 뚫어볼까 생각 중이다.

HER BRANDS LIST

1. 더 애플 트리(The Apple Tree)
토끼, 새, 솔방울 같은 유아적인 모티프를 유치하지 않게 표현하는 방콕 주얼리 브랜드. www.theappletreebkk.com
2. 호야앤모어(Hoyanmore)
가죽 소재를 이용해서 다양한 소품을 만드는 커스텀 주얼리 브랜드. 숍JNJ, www.hoyanmore.com
3. 트라이모드(Trimode)
인테리어 디자인도하는 디자인 그룹에서 만드는 방콕의 주얼리 브랜드. www.trimodestudio.com
4. 블랙 릴리(Black Lily)
가죽가방도 만드는 덴마크 브랜드. 주얼리도 대부분 자투리가죽으로 만든다. www.blacklily.dk
5. 앤 블랙(Anne Black)
코펜하겐의 도자기주얼리. 핸드페인팅으로 아기자기한 무늬를 새긴다. 숍 JNJ.
6. 마리에 따(Marieta)
얇고, 가는 실에 작은 보석을 꿰어서 로맨틱한 목걸이도 만들고, 팔찌도 만든다. 숍 JNJ.
7. 젬앤페블스(Jem & Pebbles)
케이블선을 엮어 만든 목걸이, 빈티지 스카프 팔찌 같은 독특한 소재의 주얼리. 한 스타일, 애비뉴엘.
8. 프란세스 비(Frances B)
헤어 액세서리 브랜드지만, 주얼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숍 JNJ.

 

1, 3, 4 레주렉션의 매장 한켠에 있는 이주이의 주얼리들. 2 수엘의 디자이너 이수진.

1, 3, 4 레주렉션의 매장 한켠에 있는 이주이의 주얼리들. 2 수엘의 디자이너 이수진.

 

‘수엘’ 디자이너 이수진의 취향

Her Place

레주렉션
디자이너 이주이의 주얼리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디자이너 이주영의 레주렉션 매장이다. 이곳에는 레주렉션의 펑키한 디자인을 닮은 가시덤불 모양의 목걸이도 있지만, 꽃 모양 브로치나 결혼 반지로 사용할 만큼 평온한 디자인의 주얼리도 많다. 이주이의 주얼리가 특별한 이유는 비싼 ‘진짜’ 보석이라서가 아니고, 모든 제품이 딱 하나씩밖에 없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주얼리는
앤티크한 감성이 있고, 여성스럽고, 부담스럽지 않은 파인 주얼리.

주얼리를 디자인할 때는
딱 무엇으로부터 영감을 받는다고 할 수 없다. 미술 전시를 보다가도, 영화를 보다가도 그냥 문득 떠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얼리를 만들 때는
아무래도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 만들어야 가장 예뻐 보일지를 생각하며 작업한다.

주얼리를 살 때는
나에게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주로 파인 주얼리를 고르는 편인데, 캐주얼한 옷을 즐겨 입는 편이라 어디든 매치할 수 있는 디자인을 선택한다.

내 생애 최고의 주얼리
수엘의 대표적인 제품인 ‘Stackable Rings’! 주얼리를 만들다 보니, 하고 다니는 주얼리가 거의 내가 만든 제품이다. 최고의 주얼리 디자이너 다이아몬드로 획기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르네 루이스(Renee Lewis). 손맛이 느껴지는 앤티크한 요소들이 마음에 쏙 들어서 그녀 제품을 처음 보았을 때 꽤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주얼리 고르는 법
주얼리는 그 어떤 패션 아이템보다 개인의 이야기가 많이 담긴 물건이다.그리고 유행이나 시즌과 관계없이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물건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자신의 취향이 가장 중요하고, 디자인 자체로 소장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제품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얼리 보관법
주얼리는 서로 부딪치면 상처가 나기 쉬우므로 각각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관하면 더 좋다. 그래서 작은 폴리 백을 활용한다.

주얼리 스타일링
레이어링! 반지건, 팔찌건 나만의 구성을 만들어 겹겹으로 착용하는 것이 재미있다. 특히 얇고, 작은 주얼리는 여러 개 함께 있을 때 더 예쁘다.

HER BRANDS LIST

1. 수엘(Suel)
딱 네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Simple Yet Romantic, Bold Yet Delicate’. 분더샵, 신세계백화점 본점.
2. 다이아몬드 인 더 러프(Diamond in the Rough)
일부러 예쁘게 다듬은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다이아몬드로 만든 주얼리. 갤러리아 이스트 주얼리 편집숍 치치리코.
3. 길버트(Gilbert)
얇은 티셔츠에 딱 하나만 하면 잘 어울리는 가느다란 주얼리. 10 꼬르소꼬모.
4. 타사키(Tasaki)
디자이너 타쿤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면서 클래식한 진주 브랜드에서 ‘패션 브랜드’로 변신했다. 10 꼬르소꼬모.
5. 케이(Kay)
케이의 주얼리는 심플하지만 오래된 공방에서 만든 것 같은 섬세하고 독특한 포인트가 있다. 주얼리 편집숍 세그먼트 A.
6. 굴한(Gurhan)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는 고대 비잔틴 시대의 금 세공 기술로 만든 24K 순금 주얼리. 주얼리 편집숍 세그먼트 A.
7. 요시노부(Yoshinob)
일본의 주얼리 디자이너이자 금속공예가인 요시노부의 주얼리 브랜드. 갤러리아 이스트 주얼리 편집숍 치치리코.
8. 페이트(Feidt)
들여다보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펜던트 덕분에 몸이 더 가늘고 길어 보인다. 10 꼬르소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