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르베는 맛있다. 그 투명한 입자 속을 유영하는 파스텔 오렌지 컬러와 그린 컬러는 더 순수하다. 입김만으로도 사르륵 녹는 소리를 낸다.

원포인트로 파스텔 오렌지 컬러 립을 선택해라. 이때 절제된 피부 표현은 필수이다. 강하고 자극적인 메이크업만이 개성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화사함이야말로 지금 집중해야 할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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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라네즈 스노우 크리스탈 모이스처 립스틱 YR23 4G 소프트 코랄. 4g 2만2천원. 2 크리니크 블러싱 블러쉬 파우더 블러쉬 104 캐어프리 코랄. 6g 3만원. 3 엘리자베스 아덴 스킨 프로텍턴트. 28g 2만원. 4 에스쁘아 립밤 오렌지에이드. 1만원. 5 에뛰드하우스 미스 탠저린 크림 슈 블러셔. 12g 6천원. 6 끌레드뽀 보떼 뚜쉬 드 루쥬 131호 스페사르틴. 2g 가격미정. 7 헤라 로맨틱 센트 블러셔. 12g 4만5천원. 8 엘리자베스 아덴 에잇아워 크림 스킨 프로텍턴트. 50ml 3만원. 9 샤넬 쥬 꽁뜨라스뜨. 5만8천원. 10 슈에무라 글로우 온 P오렌지 55. 5g 3만3천원. 11 에스쁘아 아이섀도우 스파클링 오렌지피버. 2.5g 1만원. 12 바닐라 코드 라 루즈 RG12 러블리. 3.5g 1만5천원. 13 안나수이 립글로스 R스프링 오렌지. 7.6ml 3만1천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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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화가 ‘드가’의 도록을 내려보며 그저 발랄한 튀튀를 입은 무희의 예쁜 이미지만 해마에 입력한 뒤‘예쁜 발레리나가 있는 그림’이라고만 취급했었다. 그 나이답게 말이다. 시간이 지나 사춘기에 접어들 무렵 미술 교과서보다는 인문학서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이는 미술선생님을 통해 같은 그림에서 다른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노선생 쥘 페로 앞에서 군무를 준비하고 있는 무희들의‘삶의 애환’, ‘지루함’ 같은. 그러나 시간이 훌쩍 지나 성인이 된 후 오르세 미술관에서 실제로 그 그림과 조우했을 때,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빛’이 그림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은 그‘ 빛’이야말로 여자를 얼마나 아름답게 포장해주는지에 대해 절절히 체험할 수밖에 없는, 혹은 그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 뷰티 에디터라는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드가는 예술을 속임수라 했다. 예술에는 인위적인 가공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다만, 그 인위성을 자연의 일부인 양 교묘하게 속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말하는 화가는 어디에도 없었다. 놀랍도록 솔직한 드가의 말은 이 시즌의 룩을 자연에서 가져왔다고 떠들어대는 카피어들에게 기자가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오렌지색은 봄의 오렌지에서, 그린 컬러는 싱그러운 풀잎에서, 같은 일차원적인 영감은 이제 어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게서도 나오지 않는다. 분명 자연 속에 존재하는 컬러이고 특정과일과 식물을 연상시키지만 어차피 모든 컬러는 착각이지 않은가. 작년이 마카롱 같은 애매한 팝 컬러감의 파스텔이었다면 올 봄은 스푼을 대면 사르륵 녹을 것만 같은 소르베처럼 투명하고 맑은 컬러감의 파스텔이다. 숲 속의 리얼 오렌지가 아닌, 차가운 라운지 바에서 먹는 크리스털 잔 속의 오렌지 소르베 정도의 맑은 느낌. 사진가 피에르와 질의‘에덴’에서 인형처럼 서 있는 미셸 힉스의 입술에 발린 섹시한 오렌지색이 아닌, 영국의 파스텔 화가 러셀(당신이 생각하는 그 문학가가 맞다!)의 ‘Child with Cherries’의 그림 속 아이의 볼에서 볼수 있는 셔벗 같은 오렌지 블러셔가 옳은 것이다. 이러한 컬러들은 재미있게도 2011 봄/여름 컬렉션에 선택되었고 가볍게 재현되었다. 특히 모스키노, 커스텀 내셔널, 두리 정, 알베르타 페레티, 데이비드 코마 등의 백스테이지는 1달러짜리 비타민 워터를 얼린 듯한 오렌지색 립밤, 립스틱과 민트그린이 아닌 연두색의 그린 아이섀도가 저마다 먹고 싶을 만큼 톡 쏘는 컬러감을 경쟁적으로 내뿜고 있었다. 싱숭생숭한 이 계절 당장 따라 하고 싶은 말랑말랑하고 가벼운 이 룩을 위한 만찬을 그려보자.

우선 건강한 피부 톤으로 보이도록 빛 반사 효과가 뛰어난 스킨케어로 베이스를 만든 후 잠깐 타임머신을 타고 방돔광장에 적을 두고 있었던 1800년대 후반의 부르조아 매장으로 가서‘파드 파스텔’ 룩으로 광고 중인 메이크업을 흘깃 살펴보고 다시2011년으로 돌아온다. 맑은 오렌지색 블러셔와 옐로, 그린 섀도를 안개처럼 가볍게 얼굴에 입힌‘파드 파스텔’ 룩을 기억하면서 이 페이지에 펼쳐 보이는 아이템을 마련해 그림을 그려나가면 되는 것이다. 얇게 빛나는 베이스 메이크업으로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얼굴 전체를 환해 보이도록 하는 효과는 물론, 잡티나 잔주름 등을 어느 정도 커버하는 속 기능까지 있어 피부 표현이 중요한 파스텔 메이크업에서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아이섀도로 오렌지나 그린을 골랐다면 눈가에 두 가지 컬러를 그러데이션하는 것보다는 깔끔한 원톤 메이크업이 낫다. 특히 오렌지색을 골랐다면 그것만 바르고 볼터치는 오렌지와 핑크 컬러 2가지를 이용해 테크니컬하게 표현한 후 입술은 촉촉하고 매끄럽게 표현한다. 초록

색 섀도를 쓸 때에는 색감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농담을 조절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린 톤으로 아이 메이크업을 했다면, 오렌지색으로 볼터치를한다. 이때에는 살구빛 정도가 적당하며, 오렌지와 핑크를 섞어서 쓰면 조금 더 화사하다. 광대뼈 위쪽을 중심으로 둥글리듯이 브러싱하면 된다. 입술과 볼터치를 둘 다 오렌지색으로 할 경우 볼터치는 조금 더 밝은 컬러를 선택해야 한다. “강렬한 컬러로 물든 그녀의 입술은 무언가를 말하는 듯하지만 자극적이지는 않죠. 사랑스러운 소녀 같은 볼에서 전체 룩이 조화를 이룹니다.” 겔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에쇼드메종이 모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에게 새로운 룩을 입히면서 한 말을 기억해둬도 좋겠다. 만일 조금 더 일상적인 메이크업을 원한다면 최근 맥의 트렌드 룩을 참고할 것. ‘대조적인 요소들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완성된 보다 현대적인 메이크업 룩’을 강조한 2011년 스프링 룩 중 특히 파스텔 컬러를 연출하는새롭고 대담한 방식을 선보인 ‘아이스 드림’ 룩 정도가 무난하겠다. “절제된 피부 표현과 과감한 색조 선택 등 대조적인 것들의 조화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기존의 트렌드를 현대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큰 흐름이 될 거예요”라며 탠저린(귤색)을 기억하라는 말을 덧붙인 맥 변명숙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조언에 기자는 전혀 이견이 없다. 오히려 거들고 싶은 심정이다. 이 조언을 벗삼아 새해에는 좀 말랑말랑해지기로 결심한 기자는 쇼핑 리스트에 우선 두 가지를 적어놓았다. 눈매에 투명하면서도 맑게 발색하는 4색 구성의 아이 섀도우 루나솔 시어 콘트라스트 아이즈와 자연스럽게 광대뼈를 돋보이게 하는 에스피에글 색상의 실크 같은 블러셔인 샤넬의 쥬 꽁뜨라스뜨를! 전자는 4색 중 극히 작은 한 조각의 연두색 색감에 반해서이고, 후자는 로즈 피치 컬러가 얼굴에 햇살과 향기로운 봄 바람을 실어줄 것만 같아서다. 진짜다.

 

14 랑콤 옹브르 압솔뤼 임팩트 3DG 10 에뚜와 듀 스와. 4.2g 7만원. 15 시슬리 휘또 옹브르 에끌라 아니스 5. 1.5g 4만5천원. 16 에스티로더 퓨어 칼라 아이섀도우 인챈티드 미도우. 2.1g 3만원. 17 로라 메르시에 블루밍 립 글라세피치블로썸. 5.2g 3만2천원. 18 시세이도 인터그레이트 아쿠아 크리미 루즈 OR336. 2.2g 2만2천원. 19 루나솔시어 콘트라스트 아이즈 04 그린 코랄. 7만원. 20 크리니크 업라이팅 리퀴드 일루미네이터. 30ml 3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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