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집 순례를 떠나기 전만 해도 내게 우동은 그저 돈가스나 덮밥에 세트로 딸려 나오는 들러리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우동 국물의 깊은 맛과 탱탱한 면발에 감탄과 놀라움을 반복하면서 득음하듯 깨달음을 얻었다. ‘우동이 참 맛있다’는 것을!



1. 가케우동+치쿠와| 가미우동
댕구우동에서 수년간 일했던 사누키 장인이 독립하여 차린 집답게 ‘깔끔한 국물과 탱탱한 면발’이라는 사누끼우동의 정석을 충실히 따른다. 입구에서면 유리창 너머로 커다란 밀대로 능숙하게 반죽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물과 면발 못지않게 튀김 또한 훌륭하다. 기름통 앞에서 반죽그릇을 들고 젓가락을 튕기며 가케를 튀기는 모습은 가히 묘기에 가깝다.
●가격가케우동+치쿠와5천5백원
●주소서교동 346-31
●문의02-322-3302
●영업시간정오부터 새벽1시까지, 월요일 휴무

2. 니쿠우동| 겐
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후끈한 공기가 느껴진다. 주방에서 면을 삼고 있다는 신호다. 면은 하루 전날 반죽해 반나절 정도 숙성시키는데, 굵기도 적당하고 표면이 매끄러워 스르륵 입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니쿠우동에는 샤브샤브용 고기보다 조금 더 두꺼운 쇠고기가 들어가는데, 쇠고기와 다시마가 국물에 우러나 개운한 맛이 난다.
●가격니쿠우동 8천원
●주소야탑동 503야탑시장주차장 1층 3호
●문의031-704-5545
●영업시간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월요일 휴무

3. 니시키우동+채소튀김| 니시키
사누키우동의 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 국물에 파와 미역만 올라간 니시키우동이 가장 인기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밀가루에 물과 천연소금을 넣어 반죽하고 이틀을 숙성시킨 생면은 묵직하고 탄력 있어 국물과 함께 끓여도 면 그 자체의 향과 질감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동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하지만 채소튀김도 빼놓을 수 없다. 채소의 신선도와 튀김옷의 두께, 기름의 온도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
●가격니시키우동 6천5백원, 런치우동정식 1만2천원
●주소용산구 한남동 683-122 1층
●문의02-749-0446
●영업시간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월요일 휴무

4. 덴푸라우동| 야마다야
무라카미 하루키는 ‘우동은 인간의 지적 욕망을 마모시키는 음식’이라 평했다. 면 한 가닥만 먹어도 입안이 꽉 찰 정도로 묵직한 면이 특징인 이곳 우동을 먹어보면 하루키의 의견에 절로 고개가끄 덕여진다. 깻잎과 쑥갓의 향긋함이 녹아든 국물과 파삭거리는 새우튀김에, 한입에 후루룩 넘어가는 매끄러운 면까지, 일단 먹기 시작하면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젓가락질을 쉴 수 없으니까. 그야말로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이다.
●가격덴푸라우동 7천원
●주소구미동 굿모닝플라자101호
●문의031-713-5232
●영업시간오전 11시부터 오후9시까지, 화요일 휴무

5. 카레우동| 풍월
국물을 한술 뜨는 순간 지난달 먹었던 해산물카레가 스치듯 지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우동 속을 들춰보니 홍합과 대하, 게가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마와 생새우, 게를 넣고 우려낸 시원한 육수에 배추와 대파, 각종 해산물, 커리를 넣어 끓이는데, 매콤하고 짭조름한 카레 국물이 면에 착 달라붙어 술술 넘어간다. 국물에 동동 뜬 비엔나소시지도 카레와 의외로 잘 어울려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가격카레우동 1만원
●주소한남동 유엔빌리지 1층
●문의02-798-4859
●영업시간오후 6시부터 새벽3시까지, 일요일 휴무

6. 돌냄비우동| 장수우동
34년간 명동에서 수타우동으로 명성을 떨쳤다. 우동 한 그릇에 요리에 대한 철학이 담겼을까 싶지만 돌냄비 바닥이 보일 때쯤이면 재료의 다채로움과 그 정성에 감탄하게 된다. 갖은 재료를 끓여서 체에 거르고 마늘, 생강, 간장으로 간을 맞춘 다음 굴, 대추, 밤, 우동을 차례로 담은 냄비에 부어 국물이 넘치기
직전까지 끓인 덕분에 국물 맛이 곰탕만큼이나 진국이다. 국물에 푼 계란 탓인지 반죽에 들어간 계란 탓인지 면도, 국물도 고소하다.
●가격돌냄비우동 7천원
●주소명동2가 54-12
●문의02-779-2727
●영업시간오전 8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첫째, 셋째 일요일 휴무




1. 냄비우동| 동문우동
어릴 때 엄마와 함께 시장통 작은 분식집에서 양은 냄비 가득 펄펄 끓여 내오는 냄비우동 한 그릇을 나눠 먹는 게 큰 낙이었다. 깊고 세련된맛은 아니었지만 유부와 오뎅이 듬뿍 든 달큼하고 얼큰한 국물 맛이 끝내줬다. 이곳에 가면 그때 먹었던 우동생각이 절로 난다. 향긋하고 부드러운 쑥갓과 바삭하게 튀겨 쉬이 눅눅해지지 않는 가케, 가늘게 채 썰어 푹 퍼진 유부는 낯익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맛이다.
●가격냄비우동 5천5백원
●주소이촌동 300-10 1층
●문의02-793-9945
●영업시간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2. 니쿠우동| 이오리
우동 사리 추가가 필요 없을만큼 전골 냄비만한 그릇과 푸짐한 양에 놀라게 된다. <우동 한 그릇>의 모자도 이 집에서라면 1인분을 시켜도 배불리 먹었지 싶다. 우동종류도 파스타만큼이나 다양하고, 주방 면적만 해도 웬만한 우동집과 맞먹다 보니 식당 안은 주방에서 흘러나온 면을 삼는 냄새와 열기로 가득하다. 짭조름하게 간이 밴 쫀득쫀득한 면과 개운한 국물이 별미 중의 별미. 시리도록 추운 날에는 무쇠냄비에 보글보글 끓여 나오는 니베야키 우동이 제격이다.
●가격니쿠우동 1만원, 니베야키우동 1만3천원
●주소역삼동 814-1
●문의02-3288-3330
●영업시간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3. 오뎅우동| 댕구우동
마치 한폭의 동양화처럼 간결한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우동. 멸치, 다시마, 가다랑어포 등을 넣어 국물을 맑게 우려내고, 오직 밀가루에 소금과 물만 넣어 면을 뽑기 때문에 재료 하나하나의 맛과 향이 국물에 고스란히 배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담백하다. 매끄럽고 탄력 있는 면발은 한입에 후루룩 저절로 넘어간다. 여기에 졸깃졸깃하고 짭조름한 오뎅까지 곁들이면 국물 맛도, 씹는 맛도 배가 된다.
●가격오뎅우동 6천원
●주소동교동 204-1 1층
●문의02-333-9244
●영업시간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4. 냄비우동| 보천
일본음식점 많기로 유명한 동부이촌동에서도 대를 이어 찾아오는 우동집이다. 테이블7개가 고작인 작은 식당이지만 직접 반죽한 탱탱한 면발과 얼큰하고 개운한 국물로 유명하다. 특히 아담한 뚝배기에 표고버섯과 시금치, 오뎅, 새우튀김, 깻잎튀김 등이 알차게 들어 있는 냄비우동은 푹푹 찌는 여름에도 생각날 맛이다. 국물이 팔팔 끓을 때 시치미를 듬뿍 쳐서 한술 뜨면 그 얼큰한 국물에 푹 빠지게 된다. 요즘처럼 찬바람 불 때는 더더욱 생각나는 맛이다.
●가격냄비우동 8천원
●주소이촌동 301 현대상가11-110호
●문의02-795-8730
●영업시간오전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5. 지도리우동| 겐로쿠
우동 국물은 대개 심심하다는 편견은 이 집 우동을 먹는 순간단번에 무너지고 만다. 후추와 향신료, 소금으로 간하고 직화로 구운 닭에 육수를 붓고 팔팔 끓이는데, 고등어포, 가다랑어포, 전갱이포, 꽁치포 등을 다시마와 함께 우려낸, 구수하고 달큼한 육수에 숯불의 향이 배어 그 감칠 맛에 침이 고인다. 칼칼하고 진한육수와 속이 꽉 찬 탱탱한 면발이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가격지도리우동 7천원
●주소상수동 316-3
●문의02-325-8555
●영업시간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일요일 휴무

6. 덴푸라우동| 미타니야
튀김 맛있기로 유명한 집답게 덴푸라우동도 제대로 만든다. 다시마와 가다랑어포, 일본간장으로 깊은 맛을 살린 국물에 시금치와 방금 튀긴 대하튀김을 곁들인다. 속살은 야들야들하고 겉은 바삭한, 대하튀김을 국물에 담가 한입 베어 물면 부드러움과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졸깃하다 못해 쫀득쫀득한 면발도 이 집 우동의 명성에 한몫한다. 우동과 함께 나오는 유부초밥도 별미다.
●가격덴푸라우동 1만3천원
●주소한강로3가 1-1 전자월드 지하1층
●문의02-701-2262
●영업시간오전 11시 30분부터 10시30분까지, 일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