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매력으로 남자 레이디 가가, 또는 ‘글램버트’로 불리는 아담 램버트.

독특한 매력으로 남자 레이디 가가, 또는‘ 글램버트’로 불리는 아담 램버트

<슈퍼스타K>의 강승윤이 결국 집으로 돌아갔다. 최고의 무대를 보여준 후였다. 그가 톱 3에 들지 못할 거라는 건 모두 예상한 바였고, 그의 팬도 아니었지만 그가 사라진 무대는 어쩐지 심심했다. <슈퍼스타K>는 사람들이 미국에서 고소당하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할 정도로 <아메리칸 아이돌>을 (어설프게) 닮았다. 오디션이나 편집 방식, 그룹 오디션, 주제, 할리우드 위크를 벤치마킹한 슈퍼위크며 마지막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합격, 불합격을 가리는 모양도 똑같다. 그래서인지 무대에서 강승윤을 볼 때면 데자부를 보는 듯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가 꼭 빼닮은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스타가 떠올라서다. 아담 램버트, 시즌 8의 준우승자다.

두 사람은 비슷한 DNA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아요.” 아담 램버트의 이 말은,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박진영 앞에서 자신의 재능을 설명했던 강성윤의 말과 오버랩된다. 메이크업을 하지 않을 때면 영락없는 소년이지만, 아이라이너와 아이섀도를 덧입히는 순간 비주얼 록스타로 변신하는 것도 비슷하다. 이 모습이 어찌나 강렬한지 아담의 별명은 ‘Glam’이라는 형용사를 덧댄 ‘Glambert’다. 그것에 대한 아담 램버트의 반응을 잠깐 들어보자. “귀여운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Glam’은 자아이자 라이프스타일, 로큰롤이니까.” 그리고 두사람은 모두 마이클 잭슨의 ‘Black or White’를 불렀다! 이쯤 되면 평행이론 하나 만들어야 하나. 강승윤은 슈퍼스타K가 되지 못했고, 아담은 <아메리칸 아이돌>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아담은 갖고 싶은 마세라티를 손쉽게 살 수 있을 정도의 스타가 되었다. 앨범을 냈고, 발 킬머와 함께 뮤지컬 <Ten Commandments>를 공연했고, 또 투어도 성공리에 마쳤다.

아담은 10월 새 엘범 투어 에디션 <For Your Entertainment>를 발매할 예정이다. CD와 8곡의 라이브 영상, 뮤직 비디오, 미공개 촬영 장면으로 구성된 초강력 에디션이다. 앨범 발매를 축하하는 의미로 그와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이 앨범에는 우리나라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던 트랙 ‘Can’t Let You Go’가 실려 있다. “아주 좋은 얼터너티브 록 발라드예요. 늦게나마 한국 팬에게 소개하게 되어 기뻐요.” 그의 지금까지 낸 앨범들은 요즘 말로 충분히 흥했다. 그의 앨범에는 기라성 같은 아티스트가 참여했는데, 레이디 가가도 그중 하나다. “레이디 가가와 작업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처음에는 위축되기도 했지만, 몇 분 후에는 아주 잘 통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뮤지션으로서 아담은 꽤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자신이 다양한 장르에 재능이 있다는 걸 보여준 것처럼, 다음 앨범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해서도 변화가 있을 거라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음악은 계속 진화할 거예요. 누가 알겠어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담의 인생은 꽤 드라마틱해졌지만, 그는 아주 잘 적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파파라치 문제도 스타가 되는 기회를 얻는 대신 지불한 대가라고 생각하며, 일부 소녀 팬들의 광적인 팬덤에 대해서도 너그럽다. “엔터테이너로서 환상을 채워주는 일은 필요하죠. 하지만 동시에 현실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찌되었건, 내게 그렇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대해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 한 해가 어땠냐고 묻자 “본능에 충실한 한 해”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사실 이렇게 잘될 줄은 몰랐어요. 쇼 때문에 유명해지긴 했지만, 그냥 삶에서 방향을 찾고 싶었어요.” 그에게 우리나라의 <슈퍼스타K> 이야기를 해줬다. “그래요? 쇼에서 남들과 자신을 구분 지을 수 있게 해야 해요. 그리고 독특해지세요. 그러나 그 다름과 독특함이 온전히 자신의 모습이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즐겨야죠. 그래야 관객도 즐길 수 있어요.”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아담 램버트는 무엇보다 자신을 각인시켰다. 성량, 호흡 등 자질도 있었지만 카리스마와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스타가 되었다. 강승윤도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 윤종신의 말처럼 이제 그에게 필요한 건 좋은 프로듀서와 무대, 그리고 운이다“. 내 자신이 놀랄 정도로 일이 잘 풀려왔어요. 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계속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아담의 마지막 말은 그거였다. 강승윤은 제2의 아담 램버트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