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라는 이름 대신 김준수, 김재중, 박유천으로 뮤지컬과 연기에 도전한 세 멤버가JYJ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비상을 꿈꾼다.

조금 전까지 서로 장난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촬영이 시작되자 진지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



크리스마스 테마 촬영에 앞서 귀여운 곰돌이 머리띠를 하고 밝게 웃고 있는 믹키유천.

메인 보컬리스트 5명으로 이뤄진 동방신기의 등장은 메인 보컬과 래퍼, 댄서, 예능 담당, 얼굴 마담으로 이뤄진 팀 구성이 마치‘아이돌그룹의 불문율’처럼 통용되던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 그 이상이었다. 얼굴 반반하고 노래랑 춤 좀 되는 신인 아이돌이 되는 대신 멤버 각자가 솔로로 무대에 서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가창력과 기본기가 탄탄한 팀으로 인정받는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아이돌에 대해 냉소적인 20~30대로부터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신인 남자 아이돌그룹 대부분이 화려한 군무와 강한 비트의 댄스 음악을 데뷔 곡으로 선택하는 데 비해, 이들은 멤버 각자의 가창력을 돋보이게 하는 부드러운 발라드 곡을 택했다. ‘하루만 니 방의 침대가 되고 싶어’로 시작되는 데뷔 곡 <Hug>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가사와 말랑말랑한 멜로디를 합친 곡이다. 멤버 다섯 명이 비슷한 비중으로 나눠 부르고, 함께 화음을 맞추는 방식으로 구성해 데뷔 초기만 해도 동방신기란 이름 앞에‘아카펠라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붙었다. 동방신기는 두 장의 싱글앨범에 이어 1집 정규앨범 <Tri Angle>로 국내에서 최정상의 자리를 굳히기보다는 일찌감치 일본 시장을 두드렸다. 2005년 싱글앨범 <Stay With Me Tonight>을 발매하고‘토호신기’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동방신기는 올 3월 말까지 싱글앨범 30장, 정규앨범 4장을 발표했다. 싱글과 정규앨범이 오리콘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며 일본 가요계의 정상을 차지했고, 2008년 국내에 발표한 4집 정규앨범 <Mirotic>은 1년 7개월이라는 공백을 말끔히 지우며 동방신기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탄탄한 가슴 근육을 드러낸 파격적인 스타일의 정장을 입고 한층 깊어진 눈빛으로‘넌 나를 원해’를 부르는 모습에 그저 어리고 귀여운 동생 같았던 동방신기에게서 성숙한 남자의 향기가 느껴졌다. H.O.T를 좋아했던 20대 중, 후반의 여성 팬들이 급증한 것도 이때쯤이다. 신화 이후 아이돌에 대해 관심을 놓았던 내가 음악방송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동방신기 때문이었다. 지금 와 고백하건대 팬카페를 여러 번 들락거리기도 했다. 국위 선양도 좋지만 국내에서 자주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과 달리 소속사와의 법적 분쟁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속사정이야 깊이 알 수 없지만 독수리 5형제처럼 남다른 끈끈함을 보여온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건 아닌가 싶어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시아준수가 클래식과 록을 접목한 뮤지컬 <모차르트!>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창력이야 이미 검증됐고, 뮤지컬적인 발성과 연기, 제스처 등을 얼마만큼 소화할지, 영화와 명화 속에서 본 인형처럼 차려입은 모차르트와 얼마만큼의 싱크로율을 보일지 등이 관심사였다. 첫 무대에서 그는 우아하고 화려한 로코코 시대 의상 대신 찢어진 청바지에 워싱 처리한 티셔츠, 레게 머리를 하고 등장해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사가 많은 처음 몇 분은 손발이 살짝 오그라드는 순간이 몇번 있었지만, 가창력이 돋보이는 신에서는 가히 ‘미친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날 공연장에서 만난 <모차르트!>의 제작사 EMK 뮤지컬 컴퍼니의 엄홍현 대표는 “오디션 당시 오리지널 팀 음악감독인 실베스터 르베이로부터 가창력과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고 관객들로부터 발성과 표현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뮤지컬 배우로서 성공적인 데뷔를 한 셈이다. 얼마 전에는 뮤지컬에 함께 출연했던 정상급 뮤지컬 배우 배해선, 서범석, 박은태, 정선아 등과 실베스터 르베이, 유럽 최고의 뮤지컬 배우 우베크뤠거와 함께 ‘뮤지컬 콘서트’를 열었는데,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과 듀엣으로 선 무대에서 도 가창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소속사와의 법정공방이 시작된 이후 오랜만에 콘서트 무대에 선 그는“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설 수 있는 이 자리가 정말 감격스럽다”며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공연 내내 특유의 발랄한 목소리와 밝은 표정으로 무대를 뛰어다녔지만, 그동안의 마음고생은 숨길 수 없었던 듯하다.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5월 일본에서 발표한 싱글앨범 <Intoxication>을 한국어로 번안해 부른 무대였다. 몸에 착 달라붙는 실크 소재의 민소매 셔츠를 입고 <미로틱>에서 보여줬던 끈적끈적한 춤을 추는 모습에 공연장은 관객의 함성 소리로 가득 찼다. 다섯 명이 아닌 솔로로 무대에 선 시아준수의 꽉 찬 존재감은 JYJ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10월 7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에서 다섯 명이 아닌 솔로로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과 한 무대에 선 시아준수의 꽉 찬 존재감은 JYJ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1 그윽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믹키유천. 드라마 촬영으로 살이 많이 빠진 덕분에 이날 촬영에서 오밀조밀한 이목구비가 더욱 부각됐다. 2,3 진지한 표정이 요구되는 촬영을 시작하기 전 감정을 잡는 시아준수. 뮤지컬  출연 이후 표정과 목소리로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이 훌쩍 커진 듯하다.






시아준수가 뮤지컬 무대에 서는 동안 영웅재중은 일본 드라마 <솔직하지 못해서>에 우에노 주리와 함께 출연했고, 믹키유천은 <성균관 스캔들>을 촬영 중이었다. 드라마에서 영웅재중의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웬만한 여배우보다 좋은 맑은 피부는 단연 돋보였다. 연기자로서 처음 도전한 작품이고, 대사를 모두 일본어로 해야 한다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운 표정 연기와 완벽한 일본어 구사로 호평을 받았다. 방송 전부터 <꽃보다 남자>의 김현중과 비교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믹키유천은 깎아놓은 밤톨처럼 빈틈없이 완벽하고 점잖은 ‘이선준’을 완벽하게 그려내“믹키유천은 없고 이선준만 있다”는 호평이 쏟아지며‘최고의 연기돌’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첫 연기치고는 괜찮네’. 수준을 뛰어넘는 그의 연기에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사실 그동안 음악방송 외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경우가 드물었던 탓에 멤버들의 끼를 발견할 기회가 없었을 뿐 숨겨둔 재능이 훨씬 많다. 멤버들 중 감성이 가장 풍부하고 끼가 많은 믹키유천은 드러내지 않았을 뿐 연기자로서의 자질을 타고났다. 연기에 대한 열정도 깊어 밤샘 촬영에도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고 한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숨은 입담을 과시했던 영웅재중은 MC로서의 자질을 타고났다고 알려져 있어 앞으로 이들 세 멤버의 개인 활동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이들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함께 있을 때가 아닌가 싶다. 법정공방에 휘말리기 전인 지난 2월 한 매거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멤버들은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찾고 싶은 욕심을 드러내면서도 그래도 팀이 항상 먼저라며 팀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팬들 역시 멤버들끼리 서로 거리낌 없이 장난치고 웃는 모습이 그리운 것은 마찬가지다. 얼마 전 개인 활동으로 바쁜세 멤버가 한자리에 모인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듣고 이들이 전속 모델로 활동하게 될 네이처 리퍼블릭의 광고 촬영 현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멤버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심이 반, 팬들에게 비공개로 진행된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려는 사명감이 반이었다. 촬영장에 들어서자 온통 순백의 의상으로 차려 입은 세 멤버가 카메라를 향해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순수한 소년 같은 이미지가 데뷔 초 모습과 닮았다. 헤어와 메이크업 역시‘ 자연의 순수함’을 표현한 촬영 콘셉트에 맞게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화이트 셔츠를 입은 믹키유천은 드라마 속 이미지처럼 단정하고 지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빡빡한 드라마 촬영 스케줄로 최근 들어 살이 많이 빠졌다는데 그래서인지 갸름하고 곧게 뻗은 콧날이 한층 돋보였다. 영웅재중과 시아준수는 조금 더 과감하게 속살이 살짝 비치는 브이넥 니트를 입어 다부진 몸매가 살며시 드러났다. JYJ의 이름으로 첫 앨범 발매와 쇼케이스를 앞두고 있어 앨범 녹음과 뮤직비디오 촬영과 함께, 믹키유천은 드라마의 막바지 촬영을 소화해야 하고, 시아준수는 뮤지컬 콘서트 준비로, 멤버 모두가 살인적인 스케줄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지쳐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랜만에 함께하는 광고촬영에 세 멤버 모두 들뜬 분위기였다. 촬영 내내 밤샘 촬영을 하고 온 믹키유천을 챙기고 서로의 사진을 꼼꼼하게 체크해주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리더가 빠진 대신 서로의 정은 더 살뜰해진 듯 보였다. 단체 촬영 이후 각자 다른 스타일로 의상을 갈아입은 후 개인 촬영이 시작됐다. 멤버들끼리 장난을 칠 때는 한없이 아이 같다가도 촬영이 시작되면 카메라를 응시하는 눈빛이 그윽해졌다. 오랜만에 세 멤버가 함께 모여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반나절 동안 이어진 촬영이 한 시간처럼 짧게 느껴졌다. JYJ의 첫 쇼케이스를 본 팬들의 반응은 기대 반, 걱정 반이지만, 가요계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이들의 성공을 점치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멤버 모두가 리드보컬로서 충분한 가창력을 갖췄고 일본에서 이미 음악성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실력을 입증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오랫동안 아시아와 미국을 비롯한 세계무대로의 진출을 준비하면서 멤버 각자가 작사, 작곡을 하며 뮤지션으로서의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고, 미국 최고의 뮤지션 카니예 웨스트와 유명 프로듀서 로드니 저킨스가 새 앨범의 프로듀싱에 참여했으며, 멤버 각자의 자작곡이 실린다는 점도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세계 진출에 대한 자신감과 욕심을 담아 첫 앨범 <The Beginning>에 실린 곡 모두를 영어로 녹음한 JYJ는 10월 12일 국내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방콕, 홍콩, 상하이, 뉴욕, LA 등으로 월드 투어에 나서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JYJ로서의 활동에 대해 염려하는 시선도 많지만, 변함없이 이들의 노래와 무대를 기다려온 팬들이 있고 세 멤버 모두 리드보컬 수준의 가창력과 작사·작곡을 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기에 조심스럽게 성공을 점쳐본다.1 이날 촬영에서 진지한 표정과 생기있는 표정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숨은 끼를 마음껏 발산한 영웅재중. 우에노 주리와 함께 출연한 일본 드라마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2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며 단체 촬영에 한창인 모습. 3 세 멤버가 전속 모델로 활동하게 된 네이처 리퍼블릭의 신제품 중 하나인 어드밴스드 셀부스팅 라인 제품

JYJ로서의 활동에 대해 염려하는 시선도 많지만, 변함없이 이들의 노래와 무대를 기다려온 팬들이 있고 세 멤버 모두 리드보컬 수준의 가창력과 작사·작곡을 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기에 조심스럽게 성공을 점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