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의 화장대 한쪽에는 아빠의 스킨과 로션이 소박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자리를 좀 더 내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자신을 사랑하고 피부를 생각하는 마음이 웬만한 여자보다 더 열성적인 남자 여덟 명이 <얼루어>에 보내 온 그들만의 뷰티 노하우와 화장품 리스트를 보니, 곧 남자들의 화장대가 풍성해질 예감이 든다.
이름: 이시우, 나이: 35세, 직업: 제일모직 마케팅 전략팀
피부 타입 중성
피부 고민 서른이 넘고 나서 부쩍 늘어난 주름과 넓어진 모공. 특히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안색이 매우 칙칙해진다. 갑자기 줄어든 머리 숱도 걱정이다.
나만의 뷰티 팁 고민은 많지만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찾는 데는 적극적이지 못하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라 생각해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노력한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반드시 늦잠을 자 모자란 잠을 보충한다.
뷰티 이상형 조지 클루니. 가장 멋지게 나이 들고 있는 스타 중 한 명이다. 요즘은‘ Well Aging’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뷰티 조언자(혹은 조력자)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친구, 뷰티 업계에서 일하는 후배, 그리고 엄마. 화장품 쇼핑은 절대 혼자 하지 않는다. 패션 매장에는 혼자 가서도 잘 입어보는 편인데, 화장품 매장에서는 아직 쑥스럽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에 바라는 점 메이크업으로 가리는 게 아니라 스킨케어 제품으로 피부 속부터 관리하는 제품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또한 바르는 화장품과 먹는 화장품을 함께 개발해 세트로 판매하면 좋을 것 같다.
이름: 조성완, 나이: 32세, 직업: CF 감독
피부 타입 지성인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피부 고민 넓어진 모공을 관리받고 싶다. 더불어 블랙 헤드가 늘어났다.
나만의 뷰티 팁 피부를 위해서는 클렌징만큼 중요한 게 없다. 지금까지도 비누 하나로 머리를 감고, 세안을 하고, 몸을 닦는 남자가 많다. 우리 몸속 구조가 각기 다르듯, 피부도 부위에 따라 전혀 다를 텐데 말이다.
뷰티 이상형 나이가 들어도 젊음을 유지하는 장동건과 조인성.
뷰티 조언자(혹은 조력자) 없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에 바라는 점 남자들은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그런 면에서 아라미스 랩 시리즈의 아이 젤은 볼펜처럼 눈가에 바르는 타입이라 피부 관리가 귀찮은 남자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또 백화점 판매원들은 왜 모두 여자만 있는 것일까? 혼자 쇼핑을 즐기는 남자에게 여자 판매원은 영 부담스러운 존재이다. 남성 전용 화장품 매장에서 남자 판매원에게 좀 전문적인 상담을 받고 싶다. 그렇게 되면 여러 브랜드의 제품도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자들이 화장품을 세트로 구입하는 이유도 매장을 다니면서 이것저것 따져보는 게 귀찮기 때문이다.
이름: 최정민, 나이: 29세, 직업: 제일기획 AP
피부 타입 심각한 지성
피부 고민 번들거림! 약간의 야외 활동만 해도 얼굴에 먼지가 많이 달라붙고, 피부 트러블도 자주 생긴다.
나만의 뷰티 팁 타고난 지성 피부라 고등학교 때부터 폼 클렌저를 들고 다녔을 정도로 세안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부드러운 거품이 나는 제품을 즐겨 쓰는데 미지근한 물로 먼저 더러움을 닦아내고 헹굴 때는 찬물로 여러 번 두드린다.
뷰티 이상형 비오템 모델로서 다니엘 헤니의 모습은 딱 나의 이상형이다. 건강한 피부가 매력적이다.
뷰티 조언자(혹은 조력자) 주변의 여자 친구들과 잡지. 요즘에는 어떤 종류의 화장품이 나와 있고, 어떤 피부 관리법이 유행하는지 유심히 듣고 나서 제품은 직접 구입한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에 바라점 나는 점꼼꼼한 성격이라 제품을 구입할 때 이것저것 따지는 편인데, 사실 좀 귀찮을 때가 많다. 내 피부 상태에 맞게 특별 제작한 올인원 제품이 나오면 좋겠다. 예를 들어 스킨부터 크림까지 한번에 해결 가능한 지성용 에센스 하나만 바를 수 있다면 편할 것 같다.
이름: 앤더슨 배, 나이: 34세, 직업: 이니스프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피부 타입 수분 부족형 복합성 피부
피부 고민 나이가 들면서 계속 넓어지는 모공, 스트레스로 인해 잘 빨개지는 민감성 피부, 특히 자외선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나만의 뷰티 팁 햇볕이 강한 날은 물론이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선블록을 바른다. 먼지나 담배 연기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예민한 편이라 자외선 차단제를 다양하게 구비해 사용한다.
뷰티 이상형 CNN의 기자, 앤더슨 쿠퍼. 그의 타고난 지성미와 고급스러운 외모는 정말 부럽다. 이정재 역시 패션 센스가 좋고, 그루밍 케어를 잘하는 것 같다.
뷰티 조언자(혹은 조력자) 스스로 개척한다. 백화점에서 직접 쇼핑을 하면서 제품을 사용해본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에 바라는 점 여자들 중 일부는 “무슨 남자가…”라며 남자 그루밍에 대해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남성 화장품은 기본적인 스킨케어와 자외선 차단제가 주를 이루는데, 티 나지 않게 사용할 수 있는 남성 전용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나, 모공 커버용 제품이 더 개발되었으면 한다. 남성 전용 BB 크림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하지 않다. 그리고 남성 전용 토털 그루밍 숍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름: 황민영, 나이: 30세, 직업: 뷰티 에디터
피부 타입 점심쯤 기름종이를 꼭 써야 할 정도로 유분이 많은데 피부 속은 건조한 편이다.
피부 고민 수염이 자꾸 피부 속으로 나서 트러블이 생긴다. 콧등의 모공도 심한 편이다.
나만의 뷰티 팁 뷰티 에디터라는 직업 특성상 여러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느낀 건데, 매일 똑같은 제품을 쓰는 것보다 그날그날 피부 상태에 따라 제품을 바꾸는 게 좋다. 피부가 화장품의 어떤 유효 성분에 익숙해져서 그런 게 아니라, 지성 피부라고 해서 매일 유분이 넘쳐나는 게 아니듯, 피부 상태는 늘 유동적이니 그때그때 맞는 제품을 바르는 게 더 효과적이다.
뷰티 이상형 조지 클루니. 주름 선 하나하나가 일부러 얼굴에 그려 넣은 것처럼 잘 어울린다.
뷰티 조언자(혹은 조력자) 아내. 알면서도 늘 빠뜨리는 자외선 차단제를 아침마다 챙겨 바르라고 잔소리를 한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에 바라는 점 남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제품이 헤어 왁스인데, 아직 우리나라에 출시되는 왁스는 일본 제품만 쫓아가기에 급급하다. 광택과 고정력을 모두 겸비한 제품을 개발하거나 만약 이게 힘들면 두 가지 제품을 하나의 통에 반반씩 넣는 제품이 나오면 좋겠다.
이름: 홍광선, 나이: 27세, 직업: 대학생
피부 타입복합성. 턱 부위만 건성이고 나머지 부위는 지성이다.
피부 고민계절을 가리지 않고 늘 번들번들한 피부. 특히 여름에는 자잘한 여드름이 많이 올라오고, 그 여드름 자국이 겨울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나만의 뷰티 팁끓인 소금물을 잘 식혔다가 수건을 적셔 눈가, 입가, 관자놀이 등을 살짝살짝 지압하며 마사지한다. 이렇게 하면 얼굴 안색도 맑아지고, 피부 유분이 자연스럽게 녹아 나온다. 세안할 때에는 살살 긁는 느낌으로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유분이 열린 모공 사이로 다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뷰티 이상형강동원. 깨끗한 피부도 좋지만, 중성적이면서 샤프한 매력이 남자가 봐도 멋있다.
뷰티 조언자(혹은 조력자)친누나와 학교 여자 후배들.
남성 화장품 브랜드에 바라는 점 아이돌 그룹과 클럽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남자들의 메이크업이 이제 낯설지가 않다. 특히 색조 화장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인데, 아직까지 제품이 다양하지 않고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 남자들도 메이크업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 클럽이 많은 홍대 주변에 이런 메이크업 전문 매장이 생긴다면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이름: 권영호, 나이: 41세, 직업: 패션 포토그래퍼
피부 타입 건성이다. 주로 지하 스튜디오에서 생활하다 보니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히터 바람 때문에 피부가 늘 건조하다.
피부 고민 탄력을 잃은 피부결. 트러블이 많은 편은 아니라 늘 피부에는 자신하고 살았는데, 요즘 들어 얼굴선이 무너지는 것 같다.
나만의 뷰티 팁 땀을 많이 흘릴수록 피부가 건강해지는 것 같다. 자전거를 즐겨 타는데, 땀과 함께 노폐물이 많이 배출되어서 그런지 뾰루지나 여드름 같은 피부 트러블은 없는 편이다. 대신 운동 후 잘 씻어야 한다.
뷰티 이상형 딱히 한 명을 꼽기보다는 생기 있는 피부를 소유한 사람은 좀 부럽다.
뷰티 조언자(혹은 조력자) 없다. 내 피부는 내가 가장 잘 안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에 바라는 점 제품군이 좀 더 세분화되었으면 한다. 아직까지 남자 화장품은 스킨, 애프터 셰이빙, 크림, 아이 크림 정도인 것 같다. 모공 관리, 탄력 케어 등 여자 화장품을 보면 정말 종류가 다양하던데, 남자
제품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
이름: 조성훈, 나이: 31세, 직업: 패션 마케팅 & 홍보
피부 타입 중성
피부 고민 얼마 전 화장품 매장에 가서 피부 상태를 측정한 결과 수분 부족 진단을 받았다. 여름 내내 에어컨 바람에 노출되다보니 피부가 푸푸석하고 건조해졌다. 갑자기 올라오는 뾰루지도 고민 중 하나다.
나만의 뷰티 팁 20대 중반 즈음 중국에 잠시 머무를 때 성인 아토피가 생겼다. 그 후로 비누 세안 대신에‘ 뽀득뽀득’ 소리가 날 때까지 물로만 세안한다. 대신 일주일에 한 번 스크럽을 하는데, 이렇게 하고 나니 아토피도 사라지고 각질과 피지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뷰티 이상형 김현중! 피부가 정말 좋다.
뷰티 조언자(혹은 조력자) 화장품 매장에 들어가 피부 상태도 점검받고 관리 방법에 대한 조언도 듣곤 한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에 바라는 점 보디 슬리밍 제품은 있는데, 왜 페이스 슬리밍 제품은 없을까? 날렵한 턱선을 부각하고 싶은 남성에게는 꼭 필요한 제품이다. 또 보톡스 효과가 있는 크림도 나오면 좋겠다. 나이가 들수록 늘어나는 팔자 주름에 바르면 피부가 탱탱해지는 그런 제품이 지금 내게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