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샤이아 라보프의 성장이 눈부시다. 껑충 뛰어오른 몸값만큼 각종 순위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최근 할리우드가 가장 주목하는 블루칩이다.<트랜스포머>의 어리바리한 캐릭터를 벗고 신작 <월 스트리트: 돈은 잠들지 않는다>를 통해 냉철한 금융인으로 변신한 그를 만났다.



최근 <포브스>지가 선정한‘ 가장 돈 가치가 높은 배우’ 1위를 차지하며 할리우드에서 가장 재능 있는 젊은 배우로 자리매김한 샤이아 라보프. 그가 신작 <월 스트리트: 돈은 잠들지 않는다(Wall Street: Money Never Sleeps)>로 돌아왔다. 21세기 세계적인 금융 위기를 배경으로 탐욕스러운 금융가의 어두운 면을 신랄하게 고발한 이 작품은 아카데미상 수상 3회에 빛나는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의 작품이자 주연을 맡았던 마이클 더글러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월 스트리트>의 후속편이라는 점에서 기획 당시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올리버 스톤과 마이클 더글러스라는, 누가 봐도 젊은 피 수혈이 간절해 보이는 노장 콤비에 떠오르는 신예 샤이아 라보프가 합류한 것은 영화를 위해서도, 배우를 위해서도 꽤 괜찮은 랑데부였다. 샤이아 라보프는 이 작품에서 월 스트리트의 젊은 투자 은행가 제이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촬영 막바지 뉴욕 세트장에서 만난 그는 자신의 배역과 새 영화에 굉장히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ALLURE 매우 즐거워 보여요. 당신이 맡은 제이크는 어떤 인물인가요?
SHIA 중대형 헤지 펀드 회사에 근무하는 중개인이에요. 게코와는 대조적으로 이상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평생 처음 접한 최악의 금융 위기를 극복하려고 열심히 노력해요. 하지만 그런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검은 돈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됩니다.

ALLURE 캐스팅 당시 금융계에 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었나요?
SHIA 전혀 몰랐어요. 올리버 스톤 감독이 <월 스트리트>의 후속작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든 이 영화에 출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연락을 해 LA에서 만날 약속을 잡았죠. 배역을 따내려면 기본 지식 정도는 있어야겠다 싶어서 미팅하기 3~4일 전에 슈왑(Schwab Investment Services; 미국의 유명 투자 회사)에 가서 사업과 거래에 대해 최대한 많이 배울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보여달라고 부탁 했습니다. 즉시 2만 달러로 계좌를 개설하고 거래를 시작했죠. 또 증권회사 쇼텐펠트(Schottenfeld Group)에도 갔어요. 그 회사의 직원들은 내게 <S-7>이라는 책을 주면서 허가를 받은 증권 중개인이 되려면‘ 시리즈 7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시험을 통과했고, 여러 헤지 펀드 회사에 가서 거래를 시작했죠.

ALLURE 대단한데요! 올리버 스톤 감독과 함께 작업해보니 어떤가요?
SHIA 단연 최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는 내가 지금까지 일해온 감독들과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어요. SF 같은 영화에서 감독과 스태프는 훨씬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올리버 스톤 감독은 배우들에게 자율권을 줍니다. 그는 단순히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는 타입이 아니에요. 예를 들면 감독님은“ 여기 앉아”라는 말 대신“ 어떤 의자에 앉고 싶나, 샤이?”라는 식으로 물어봅니다. 개방적이고, 사려 깊고, 배우들의 감정을 하나하나 이해하고 세심하게 챙겨주시죠. 또, 항상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서 충분히 소통의 시간을 가져요. 이런 부분이 큰 차이를 만들고 그 결과 리허설이 훌륭해집니다.

ALLURE 공동 주연을 맡은 마이클 더글러스와의 호흡은 어떤가요? 대선배이기도 한데, 긴장하지는 않았나요?
SHIA 사실 그를 처음 만날 때 저와 조시 브롤린을 비롯한 모든 배우가 무척 긴장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작업해보니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더군요. 모두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편하게 대해주었습니다. 촬영을 할 때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호흡을 잘 맞추도록 이끌어주었죠. 그는 완벽한 전문가이고 진정한 프로페셔널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를 정말 좋아하게 됐고, 그와 함께 작업하는 게 즐거웠어요.





ALLURE 배역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금융계의 거물들을 만나기도 했다던데, 정말인가요?
SHIA 누리엘 루비니(스타 경제학자이자 뉴욕대 교수)를 만났어요. 아마 배우들 중에서 내가 그를 가장 많이 만났을 거예요. 경제계의 거물급 지성인 중 한명인 그는 매우 열정인 사람이었어요. 그와 함께 있으면 엄청나게 재미있어요. 그 밖에 거대한 월 스트리트 기업들과 헤지 펀드 회사의 직원들도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ALLURE 정말 흥미진진한데요. 진짜 금융인이 된 듯한 기분이었겠어요.
SHIA 그럼요. 쇼텐펠트와 존 토머스 파이낸셜에 계좌를 만들어 거래를 하기도 했으니까요. 사실 내가 인물 연구를 위해 조사하면서 만났던 많은 금융인이 실제로 이 촬영장에 와 있어요. 오늘 금융계의 거물들과 함께하는 행사 장면을 촬영했는데, 엑스트라들 속에 진짜 금융계 CEO가 다수 섞여 있었답니다.

ALLURE 여러 금융인을 접하면서 특별히 깨달은 점이 있나요?
SHIA 월 스트리트 사람들은 학창 시절에 스포츠 팀에서 활동하고 싶었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때 발산하지 못한 경쟁욕구를 그대로 간직한 채 금융계로 접어드는 거죠. 이건 진짜예요. 금융계 종사자들 중에서 운동 선수가 꿈이었던 사람이 꽤 많아요. 스포츠와 금융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경쟁이 엄청나게 심하다는 거죠‘. 상대방을 죽이지 못하면 자신이 죽는다’는 사고방식이 팽배합니다. 실제로 많은 펀드매니저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들은 고객을 위해서 거래하는 게 아니라‘, 내가 죽인 사냥감을 내가 먹는다’는 식으로 생각하죠. 모두 멋진 슈트를 입고 있지만, 할리우드보다 훨씬 야만적인 곳이에요.

ALLURE 처음에 투자했던 당신의 돈 2만 달러는 어떻게 됐나요?
SHIA 그 계좌의 현재 평가 금액은 30만 달러예요. 두 달 반 만에 그렇게 늘었어요. 정말 아찔하지 않나요? 영화를 촬영하며 겪은 모든 경험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놀랍고 흥미진진해요. 올리버 스톤 감독은 정말 현존하는 최고의 감독입니다. 저는 요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에요.

ALLURE 이번 작품은 원작인 <월 스트리트>와 어떻게 다른가요? 찰리 신이 연기한 버드 폭스와 당신이 맡은 제이크의 차이점도 이야기해주세요.
SHIA 일단 시대적 상황부터가 극과 극이에요. 버드 폭스가 월 스트리트에 진출한 시기는 1980년대 한창 주식 붐이 일던 때지만, 제이크는 극심한 경제 공황 속에 살고 있죠. 또, 제이크는 이상주의자라서 버드처럼 불법 활동에 가담하지는 않아요.

ALLURE 오늘날의 금융계는 아무래도 원작에서 봤던 모습과는 매우 다를 것 같아요. 이런 점이 영화에도 반영됐나요?
SHIA 맞아요. 이번 영화는 금융 시장 분석가들을 다루고 있어요. 원작을 만들던 당시에는 금융 시장 분석가가 없었어요. 그들이 금융계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았죠. 요즘은 더 이상 사람이 직접 거래하지 않아요. 근본적으로 모든 거래가 전산화됐으니까요. 그들이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엄청난 변동이 아니에요. 그보다는 소폭의 증가에 관심을 갖습니다. 대신 그것을 엄청난 횟수로 거래해서 돈을 벌어들이는 방식이죠.

ALLURE 최근 가장 금전적 가치가 높은 배우로 선정됐어요. 이번 작품으로 성인식도 성공적으로 치른 듯한데, 요즘 승승장구하는 기분이 어떤가요?
SHIA 굉장해요! 어머니는 생활보호대상자였는데, 지금 저는 아침마다 30만 달러로 불어난 자금을 거래하고 있어요. 그리고 촬영 현장에서 이렇게 대단한 배우들과 함께 일하고 있고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