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수프 깡통이나 코카콜라 병만이 앤디 워홀을 기억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즌 헤어 스타일리스트들은 가장 팝적인, 컬러 익스텐션에 심취해 있다.



미우미우 쇼에서는 포니테일 헤어의 테일만 오렌지 빛의 익스텐션을 붙여 여성스럽고 신비로운 느낌으로 연출했다.
Secret tip 컬러 익스텐션을 시도할 때는 헤어를 머리에 붙이기 전에 미리 손질을 하거나 컬을 넣어두어야 한다. 팝 컬러의 헤어 익스텐션을 붙일 때에는 의상의 컬러를 고려해야 세련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1 염색 모발에 보습 코팅막을 형성하는 보브 내추럴 동백 헤어 트리트먼트. 200ml 8천원. 2, 3 염색으로 인한손상을최소화하는 93% 천연 성분 염모제인 아베다 풀스펙트럼딥. 가격미정. 4 손상 컬러 모발을 위한 고농축 마스크인 케라스타즈 리플렉션 크로마 리쉬. 200ml6만1천원. 5 탈색된 모발을 보호하는 더 바디샵 빌베리 컬러 프로텍트 컨디셔너. 250ml1만7천5백원. 6 머리 색상을 강화하는 버츠비 컬러 키퍼 그린 티 & 펜넬 씨드 컨디셔너. 350ml2만7천원.

중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방학 무렵. 내게 가끔 순정 만화책을 빌려주던 미대생 옆집 언니는 그해 그녀답지 않은 매우 시무룩한 표정으로 한 주를 버텼던 것으로 기억한다. 꿈이 팝아트 작가라고 했던 그녀에게 슬픔을 안겨준 것은 다름아닌 앤드류. 그 시기는 그녀가 늘 ‘우리 앤드류’라고 불렀던 앤디 워홀이 사망한 주였기 때문이다. 미술가인지, 영화감독인지, 출력물 제작자인지 종잡을 수 없는 그 앤드류는 징그럽게도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전시가 아니더라도 엉뚱한 모습으로 늘 어디에서나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대학에 들어갔더니만, “뉴욕에서 앤디 워홀의 <엠파이어>라는 실험영화를 봤는데 8시간 동안 극장에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향해 카메라를 고정해놓고 촬영한 영화를 보고 있자니 이게 영화인지 뭔지 머릿 속이 복잡해지더라고”라고 말하는 교수가 있지 않나, 문구점에 들렀더니 3장에 1천원에 파는 앤디 워홀이 작업한 마릴린 먼로 엽서가 있지 않나, 노점상에서는 라이선스 허락도 받지 않았을 것임이 분명한 프린트 티셔츠와 헤어밴드까지 버젓이 판매되고 있지 않나. 최근에는 2010 F/W 컬렉션에서 앤디 워홀이 인디 뮤지션 니코(Nico)를 모델로 작업했던 아트워크까지 백스테이지의 여러 헤어 스타일리스트에게 영감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이 워홀에게 빌린 것은 지극히 팝적인 컬러 헤어피스로 작업한 익스텐션이었다.

이번 시즌 헤어 스타일리스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는 컬러 익스텐션. 일명 컬러 가발 붙이기는 일종의 마카주 서비스와 같은 것이 아닐까? 이것은 신시아 로리(Cynthia Rowley) 쇼에서 먼저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모델에게 즐거워 보이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어요. 컬과 컬러 부분 가발을 믹스해서 붙인 다음에 머리를 뒤로 붙여 넘겨 포니테일로 만들었죠.” 신시아 로리 쇼에서 헤어스타일을 담당했던 알랭 피촌(Alain Pichon)의 말이다. 컬러 리스트 에바 스크리보는 한편에서 무대의 컬러에 대해서 이렇게 평했다. “실제로 보라색을 포함한 루비, 터키색, 에메랄드 같은 컬러풀한 헤어 퍼레이드는 1970년대의 펑크 룩을 닮았어요. 이런 컬러는 언뜻 거칠어 보이기는 하지만 재미를 선사해요.” 미우미우 쇼에서는 깔끔한 포니테일 헤어의 꼬리 부분 전체에 이마 윗부분과는 컬러가 완전히 다른 컬러 가발을 붙였고, 유진 슐레이만이 헤어를 담당한 요지 야마모토 쇼에서는 염색한 머리카락을 부분적으로 붙이고 거칠게 묶어 올려 컬러 익스텐션이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했다.

익스텐션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인모를 이용해 단지 머리 길이를 늘리거나 볼륨을 주는 것과, 합성섬유(파이버)를 이용해 머리 길이와 볼륨은 물론 다양한 질감이나 컬러를 얻을 수 있는 것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의 익스텐션은 형태적으로 변화를 하면서도 머리카락에는 화학적, 물리적 손상을 최대한 미치지 않고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 수 있도록 기술이 진화되어왔다. 익스텐션의 유지 기간은 모양과 익스텐션의 양과 사후관리, 어떤 제품을 사용했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헤어 스타일리스트들은 이번 시즌 컬러 익스텐션을 붙일 때 명심할 것들이 있다고 조언한다. “보통은 자기 머리색보다 2단계 위의 것을 붙이죠. 하지만 펑키하게 변신하고 싶다면 한국인에게 잘 어울리는 붉은색, 갈색, 밝은 브라운을 추천해요. 팝 컬러 헤어는 의상에 맞춰서 고르면 되고요. 그리고 붙임머리는 미용실에서 한 달에 한 번은 다시 떼었다가 붙여야 해요. 계속 놔두면 모근이 상할 위험이 있거든요.” 아베다 헤어스타일리스트 이혜영의 말이다. 이희 헤어&메이크업의 헤어디자이너 정운 역시 이 말에 동의한다. “연예인을 많이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에 그들의 머리색보다 두 톤 밝은 익스텐션을 추천하고 있어요. 보통 똑딱이 피스로 3~4개 정도 붙이는데 방송에 나가면 훨씬 밝고 어려 보이더라고요.” 그런가 하면 헤어스타일리스 유다는 디테일을 강조한다. “색깔 있는 헤어피스를 머리에 붙일 때는 경계에 액세서리를 사용하거나 자신의 머리카락을 조금 집어 경계에 돌려줘야 깨끗하게 정리되죠. 만일 아이론을 사용하고 싶다면 부분 가발을 머리에 붙이기 전에 컬을 완성한 후 붙여야 해요. 왜냐하면 머리를 묶고 섹션을 나누면 균일한 양으로 나눠지지 않아 컬의 굵기가 제각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에요. 저는 골드 계열의 베이지 브라운 컬러를 추천해요. 나이가 어리다면 완전히 밝은 골드 컬러도 좋겠죠. 와인 컬러, 오렌지와 골드가 섞인 구릿빛도 잘 어울리고요.”

컬러 익스텐션으로 완성된 헤어는 제품을 사용할 때도 반드시 그에 맞는 관리가 필요하다. 스프레이를 사용할 때에는 일반 스프레이보다 미세한 입자로 되어 있어 뭉침을 방지하는 스프레이를 선택해야 하는데, 가발에 뿌릴 수 있는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의 인피니엄이 바로 그것이다. 여분의 블랙, 혹은 진한 갈색 부분 가발이 있다면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의 샤인 트리트먼트 컬러링 제품인 리체스로 염색한 후 사용해도 된다. 17가지의 컬러가 있어 원하는 밝기의 제품을 골라 만들 수 있다. 염색한 피스를 붙이거나 손상된 모발이 함께 있다면 버츠비의 컬러 키퍼 그린 티 & 펜넬 씨드 컨디셔너를 사용해볼 것. 머리 색깔을 윤기 나게 하면서 색상을 강화하는 컨디셔너인데, 염색제가 머릿결을 손상시키는 것을 중화하며 화학 물질의 잔여물까지 없앤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만일 컬러풀한 헤어가 미국 물질문화의 표상이라는 기우 탓에 시도를 망설인다면 걱정 붙들어 매시라. 팝아트가 미국이 아닌 영국에서 먼저 발생했음에도 미국의 정체성을 더 훌륭히 담아낸 것처럼, 컬러 익스텐션 또한 감각적이고 아름다운 빛깔을 품은 헤어 트렌드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지금까지의 진화를 지켜봤을 때 언젠가 잭슨 폴락의 추상화나 파블로 피카소만큼이나 시대를 앞서간 존재로 칭송받을 지 모르는 일이다

7 트리트먼트 컬러링 제품으로 모발을 보호하고 빛을 주는 샤인 트리트먼트 컬러인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리체스. 가격 살롱시술가. 8 건조하고 갈라지거나 푸석푸석한 모발에 달걀의 단백질과 비타민을 주는 헤어팩인 러쉬 수안웬후아. 225g2만7천5백원.9 제이슨 우, 로다테 등의 백스테이지에서 사용된 친환경 스프레이인 아베다 컨트롤 포스 펌 홀드 헤어 스프레이. 300ml 3만6천원.10 앤디 워홀이 작업한 모델이자 싱어인 니코의 삶을 다룬 음악 다큐멘터리  DVD의 표지. 11 염색 모발의 컬러를 살려주는 피토 시트러스 마스크. 200ml6만2천원.12 잦은 염색으로 푸석해진 머릿결을 관리하는 로쥬키스 헤어오일. 30ml2만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