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오감을 지닌 뷰티 & 패션 피플 여덟 명이 올가을 선보이는 여덟 가지 향수를 일주일 동안 자신의 향수처럼 뿌린 후에 그 향을 이야기해왔다. 누군가에게 이런 향이 난다면 당신의 선택은?



1. 랄프 로렌 빅포니 #4 40ml 5만원.
“진한 머스크 향이나 앰버 향의, 특히 아버지 스킨이 떠오르는 강한 향을 싫어해요. 그래서 플로럴 계열의 여자 향수나 상큼한 과일 향의 향수를 즐겨 뿌리는 편이에요. 랄프 로렌 빅 포니 중 #4는 우디 향을 베이스로 하면서 만다린 향이 나더군요. 그래서인지 남자 향수치고는 가벼운 느낌이었어요. 향이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에는 잘 어울리는데, 슈트를 입은 비즈니스 미팅 때 뿌리기는 좀 어색하더군요. 하지만 향수병 때문에라도 모든컬렉션을 구입하고 싶어요. 향도 각기 다르다고 하니, 그날그날 스케줄에 따라 변화를 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오승환(CF감독)

2. 조 옴므 우디 오드 뚜왈렛 30ml 5만2천원.
“홍보가 직업인 만큼 가벼운 향수보다는 프로페셔널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향이나 그 반대로 아주 여성적인 향을 애용해요. 한 번 맡으면 기억할 수 있는 강한 향을 선호하죠. 겐조 옴므 우디 오드 뚜왈렛은 남자 향수치고는 가벼운 편이었어요. 그래서 제 이미지와 안 맞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정장을 입고 우디 계열의 은은한 향을 뿌리니 사람들이 더 많이 기억하더군요. 잔향이 진하지 않아 아침에 뿌리고 나서 오후에 한 번 더 뿌려도 향이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 아일린(W호텔 홍보)

3. 보스 보틀 나이트 오 드 뚜왈렛 50ml 5만1천원.
“전형적인 남자 향수를 좋아하는데, 보스 보틀 나이트는 머스크와 우디가 묘하게 섞인 향이더군요. 그래서 아침에는 향이 조금 강할 것 같아 주로 밤에 뿌렸는데, 손목에 바로 뿌리기보다는 향이 좀 더 그윽하고 오래 지속되도록 옷에 뿌렸죠. 늦더위가 지나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더 자주 뿌릴 것 같아요. 다소 ‘마초적’인 이미지를 풍길 수 있으니, 첫 데이트에서는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황진영(시계 제작자)

4. 에르메스 오클레어 드 메르베이 150ml 15만천원.
“서른한 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에 입맛을 다시며 살았지만 역시 아이스크림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최고죠! 그런데 에르메스 오클레어 드 메르베이에서는 진짜 바닐라 향이 났어요. 지금까지 써본 향수 중 바닐라 향에 가장 가까운 것 같아요. 바나나킥이나 바나나 맛 사탕에서 나는 향과는 전혀 다른, 바닐라 향의 정수라고 할까요? 그래서 향수를 뿌릴 때마다 몽환적인 기분이 들었어요. 아침 출근 전에 뿌리면 놀러 가는 기분이 들었죠. 일상적인 풍경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면서 어딘가로 떠나고 싶더군요.” -허윤선(<얼루어> 피처 에디터)

5. 모스키노 뚜주르글래머 30ml 5만5천원.
“평소 프레시하고 발랄한 향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모스키노 뚜주르글래머는 귀여운 향수 병과는 달리 향이 로맨틱했어요. 그래서 데이트 전에 뿌리기 적당한 향이에요. 하지만 지나치게 소녀 취향의 향수는 아니었어요. 스커트 슈트 차림에 가장 어울리는 향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미들 노트의 재스민 향이 아주 미세하게 느껴지면서 머스크 향으로 마무리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 우미례(바카디 홍보)

6. 아쿠아 디 파르마 콜로니아 에센자 50ml 가격미정.
“아쿠아 디 파르마 콜로니아 에센자는 시원한 만다린 향이 머스크와 앰버 향과 조화되어 요즘처럼 습한 계절에 뿌리기 좋아요. 어떤 패션 스타일과도 잘 어울리는 향인데, 특히 보이시한 의상과 잘 어울려요. 꽃무늬 원피스를 입었을 때는 마치 남자 친구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설레었죠..” – 전효진(패션 스타일리스트)

7. 랑방 메리미 오 드 퍼퓸 스프레이 30ml 6만3천원.
“여성스러운 향이라고 해서 무조건 달콤하지만은 않더군요. 랑방의 메리미는 플로럴과 프루티 향이 절묘하게 믹스된 향이었어요. 향수를 뿌리고 작업을 하니, 친한 모델이 평소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좋아하더군요. 향수를 손목에 직접 뿌리기보다는 공기 중에 분사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러면 몸 전체에 향이 은은하게 배어들어 좋아요.” -이혜영(헤어 스타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