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지난 시즌의 유행은 가고 새로운 시즌은 배꼽시계처럼 때맞춰 돌아온다. 이번 시즌에는 손에 들 수도, 어깨에 멜 수도 있는 실용성과 멋을 겸비한 더블 숄더백이 잇백의 계보를 잇고 있다.

편지봉투 모양의 숄더백 겸용 토트백은 1백79만8천원, 멀버리(Mulberry).

메신저백에서 토트백, 빅백과 쇼퍼백을 지나 이번 시즌에는 두 개의 줄이 달린 가방이 대세다. 로에베의 모피 토트백에도, 샤넬의 큼직한 사각 핸드백에도, 버버리 프로섬의 클러치에도 ‘또 하나’의 끈이 달려 있다. 이로써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 번째는 디자이너들이 흔히 말하는 ‘무심한 듯 시크하게’의 메시지를 디자인이 아닌, 백을 드는 방법에 담아냈다는 것. 두 번째는 그 열쇠가 바로 실용성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숄더 스트랩이 어깨에 멜 수 있다는 실용성만 갖춘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마크 제이콥스의 흰색 토트백에 달린 회색 어깨끈은 그 연출만으로도 훌륭한 디자인 요소가 되었으니, 더블 숄더백은 그야말로 디자이너들의 좋은 먹잇감인 것이다. 이처럼 더블 숄더백의 장점은 다재다능한 변신에 있다. 그래서 더블 숄더백을 투-웨이 백(Two-way Bag)이라 부르기도 한다. 어깨에 멜 수 있도록 어깨끈을 달거나 혹은 이를 떼어내는 것만으로 같은 디자인의 백이 전혀 다른 분위기로 변한다. 어깨끈 없이 연출하면 단정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어깨끈을 더하면 보다 발랄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이렇게 실용성과 멋을 겸비한 더블 숄더백은 하나를 ‘잘’ 고르기만 하면 열 개가 부럽지 않은 효자가 된다. 그래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잘’ 고르는 기술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것은 ‘내게 어떤 사이즈의 가방이 적당한가?’이다. 평소 갖고 다니는 물건이 많아 고민이라면 큼직한 쇼퍼백을, 서류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면 사각형의 백을, 파우치와 지갑 등 간단한 물건을 넣을 가방을 찾는다면 작은 토트백이나 주머니 모양의 버킷백을 추천한다. 가방은 소재에 따라 느낌과 무게가 달라진다. 보통 어느 옷차림에나 무난하게 어울리는 가방을 고른다면 가죽 소재가 적당하며, 무거운 가방을 유달리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PVC나 나일론, 자카드 등의 가벼운 소재를 택할 것을 권한다. 또한 칸막이가 여러 개인 가방일수록 물건 수납이 쉽기 때문에, 가방을 고를 때는 수납 공간을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마지막으로, 가방을 손에 들거나 어깨에 오래 멨을 때도 편해야 진정한 더블 숄더백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랩은 탈부착이 가능한지, 쉽게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지, 가방의 무게를 견딜 만큼 견고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예쁘고 갖고 싶은 디자인이라도 위의 조건을 반드시 곱씹어보아야 보다 ‘오래도록 편하게’ 들 수 있는 나만의 잇백이 탄생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위의 체크리스트에 따라서 실용성은 물론, 이번 시즌의 유행 감각도 놓치지 않은 세 가지 스타일의 백을 골랐다.




9 DOUBLE SHOULDER BAGS 소재와 사이즈, 무게, 디자인까지 세심하게 고르고 고른, 세 가지 스타일의 아홉 개의 더블 숄더백


여성스러운 주머니 모양의 더블 숄더백
1.톤 다운된 인디 핑크색, 격자 무늬의 스티치와 주름 장식이 여성스러움을 한껏 부각한다. 부드럽고 가벼운 양가죽을 사용해, 체인 장식의 무게를 한결 덜었다. 앞뒤로 볼록한 모양이어서 파우치, 장지갑, 수첩, 휴대전화 등이 요술주머니처럼 거뜬히 들어간다. 2백23만원, 양가죽 소재, 38(가로)×24(세로)×10(폭)cm,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2.PVC 소재로 만들어져 더욱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체크 무늬와 갈색 스트랩, 핑크 골드 버클의 디자인이 여성스러우면서도 캐주얼하다. 비록 작은 사이즈이지만, 가방 안쪽에 지퍼 포켓과 휴대전화 주머니 등 있을 건 다 있다. 31만5천원, PVC 소재, 23×23×15cm, 빈폴 액세서리(Bean PoleAccessory).

3.핑크 골드 버클, 민트 색상의 가죽과 갈색 스티치 장식의 어울림이 멋스러운 디자인이다. 프린지 장식의 끈을 조절해 가방을 열고 닫을 수 있다. 바닥의 모양이 둥글기 때문에 보기보다 훨씬 많은 양의 물건을 넣을 수 있다. 숄더 스트랩의 폭이 넓어 장시간 어깨에 멨을 때도 무리가 없다. 1백29만원, 소가죽 소재, 32×27×16cm, 란셀(Lancel).

남자의 서류가방을 닮은, 클래식한 사각형의 더블 숄더백
4.섬세한 스티치 장식으로 엠보 처리된 가죽이 멋스럽다. 맨 앞의 플립을 열면 수첩을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있고, 가방 뒤쪽에도 똑딱이 단추의 주머니가 있어 실용적이다. 전체 수납공간은 지퍼로 한번 더 닫을 수 있어서 물건을 빠뜨릴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49만5천원, 소가죽 소재, 34×21×14cm, 엠 브루노말리(MBruno Magli).

5.악어가죽처럼 가공한 가죽과 매끈한 가죽의 투톤 매치가 돋보이는 디자인이다. B4 크기의 파일도 거뜬히 넣을 수 있는 큼직한 사이즈와 폭이 넓은 바닥도 장점이다. 비교적 큰 사이즈이지만 숄더 스트랩에 두툼한 패드가 달려 있어 보다 안정감 있게 어깨에 멜 수 있다. 가격미정, 소가죽 소재, 39×31.5×13.5cm, MCM.

6.둥근 모양의 버클과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라인의 디자인으로 캐주얼, 정장 등 어느 옷차림에나 잘 어울린다. 플립을 열면 따로 수납할 수 있는 주머니가 있고, 전체 수납공간이 둘로 나누어져서 물건을 구분해서 넣을 수 있다. 가격도 매우 착하다. 19만원대, 소가죽 소재, 31×24×10cm, 프런트로우(Frontrow.co.kr).

큼직한 크기의, 쇼퍼백 스타일의 더블 숄더백
7.때가 잘 타지 않는 자카드 소재로 무엇보다 무게가 매우 가볍다. 여기에 양 옆에 가죽을 덧대어 내구성을 더했다. 보통 한 개의 단추가 달린 일반 쇼퍼백과 달리 지퍼가 달려 있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숄더 스트랩은 양쪽의 단추를 이용해 길이 조절도 가능하다. 28만9천원, 자카드 + 소가죽 소재, 40×28×13cm, 베네통(Benetton).

8.달마시안을 연상시키는 점박이 무늬와 자연스러운 주름 장식이 귀여운 디자인이다. 위로 갈수록 넓어져 위의 가로길이가 48cm에 이르는 꽤 큼직한 사이즈이지만, PVC 소재라서 가볍다. 패드가 달린 숄더 스트랩이 어깨에 멨을 때 피로를 던다. 65만원, PVC 소재, 34×28×10cm, 마크 바이마크 제이콥스(MarcbyMarcJacobs).

9.얇은 소가죽 소재로, 오래 사용한 것 같은 빈티지 가공 처리가 멋스러우며 무게도 가볍다. 고급스러운 브라운 색이라 청바지는 물론이고, 스커트나 소녀풍의 꽃무늬 원피스에 매치해도 잘 어울린다. 바닥에 긁힘을 방지하는 골드 단추가 달려 있다. 87만원, 소가죽 소재, 38×30×12cm, 토리 버치(Tory B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