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서 성형을 했다’는 지인의 제보를 듣고 한의원으로 향했다. 수술보다는 시술이 각광받고 있는 요즘, 침을 이용한 한방 성형은 보톡스, 필러를 이은 또 하나의 스타 시술이 될 수 있을까?



‘기를 이용해 형을 생성한다.’ 이 문장에 한방 성형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쉽게 말해 ‘침’이라는 기를 통해 얼굴 또는 몸 곳곳의 모양을 바꾼다는 것이다. 이미 눈치 챘겠지만, 한방 성형은 양방에서 하는 성형처럼 절개하거나 보형물을 넣는 ‘수술’이 아니라 혈자리를 자극해 근육의 형태를 바꾸는 ‘시술’이다. 그런데 어떻게 감히 ‘성형’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에 버금가는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효과의 중심에는 일명 ‘약실’이라 불리는 머리카락 굵기만 한 실이 있어요. 약액이 첨가된 생분해성 바이오 실인데, 바로 이 실이 지속적으로 근육을 자극해 콧대를 세우고, 팔자 주름을 없애며, 도저히 복구 불가능해 보이는 처진 가슴에도 한줄기 빛을 되찾게 해주는 거예요.” 안성민 한의원의 안성민 원장의 말이다. 신기하게도 이 약실은 주입된 근육 안에서 서서히 녹아 없어지는데, 녹으면서 근육을 자극해 굳어 있는 근육을 풀고, 근육 본래의 탄력을 회복시킨다. 결국 한방 성형은 아예 다른 얼굴로 환골탈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찾게 하는 시술인 것이다.

한방 성형이 이토록 이슈가 된 건 칼을 대거나 보형물을 넣지 않고도 콧대가 살아나고 코끝이 모아져 오똑한 콧날을 만들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융비술’이라고 부르는데, 원하는 부위에 약실을 주입하면 이 약실이 2~3주간 지속적으로 근육을 자극해 퇴화된 근육이 되살아나면서 콧대가 서서히 높아지는 것이다. 1회 평균 2mm씩 재생되는데, 이렇게 재생된 근육이 적어도 5년 이상 지속된다고 하니 성형 재수술의 주기가 5년이라는 업계의 속설을 감안하면 유지 기간 또한 꽤 만족스럽다. 하지만 적어도 5회 이상은 시술받아야 시각적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게 되므로 참고 기다리는 인내심이 요구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시술 주기도 주입된 약실이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시점인 2~3주 간격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꿈에 그리던 콧날의 탄생을 위해 적어도 3개월은 허벅지로 바늘을 찌르는 인고의 나날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비용은 회당 20~30만원 사이로, 최소 1백만~1백50만원을 예상해야 한다.

코 성형뿐 아니라, 처진 볼살, 팔자 주름, 각진 턱 등의 부위에 놓는 일명 ‘동안 침’이라고 부르는 시술이나, 꺼진 이마를 부풀어 오르게 하는 양방의 필러와도 같은 시술 역시 2~3주 간격으로 약실을 주입해야 한다. 이 역시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5~8회 정도는 지속적으로 시술해야 하기 때문에 콧대 성형에 버금가는 긴긴 기다림이 요구된다. ‘조흉술’이라는 가슴 성형 역시 ‘사이즈’가 변하는 기적 같은 순간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기간을 인내해야만 한다. 얼굴 또는 가슴을 막론하고 융비술과 같이 퇴화된 근육에 약실을 주입하는 방법이 동원되는데, 동안 침의 경우처진 근육을 땅기기 위해 얼굴 곳곳에 약실을 넣어야 하므로, 콧대 성형보다 회당 10만원 정도의 비용이 더 든다. 가슴 성형 역시 비슷한 비용이 들긴 하나, 원래의 모양과 탄력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큰 편이다.

‘침’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사람이라면 침의 원리를 기본으로 한 한방 성형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려 할지도 모르겠다. “시술을 받을 때 통증을 느끼는 정도는 개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다’라고 말하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성형 수술처럼 마취를 하지 않는 것만 봐도 참고 견딜 수 있는 정도의 통증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을 거예요. 막 아프다기보다는 피부 속에 무언가 들어가는 느낌이 들면서 시큰거린다고 해야 할까요?” 피브로 한의원 김미선 원장의 말이다. “시술 부위에 멍이 들기도 해요. 보통 첫 회 시술 후 멍이 약간 생기지만, 그 다음 시술부터 멍이 드는 일은 거의 없죠. 보통은 멍이 들어도 2~3일 만에 가라앉지만, 일주일 정도 지속되는 사람도 있어요. 피부가 얼마나 민감하고 약한지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거죠.” 안성민 원장의 말처럼, 시술 후의 회복정도는 개인별 편차가 큰 편이다. 또 시술 직후 얼굴이 약간 부어 오르긴하나 30분 이내에 가라앉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은 시술 전 피부 위에 마취 연고를 바르는데, 약실을 주입하는 부위가 피부 표면이 아니라 피부 속 근육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취 연고가 통증에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방 성형에 만만찮은 비용과 몇 달이라는 시간을 투자하는 게 아깝지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결과물이 자연스럽다는 데 있다. 잘라내거나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일정한 부위를 보다 활성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술 후 인공적인 느낌이 덜하다. 바로 ‘변신’은 할 수 없지만, ‘변화’는 가능하다는점이 한방 성형의 진정한 묘미인 것이다. 단, 효과의 중심인 약실 성분에 대한 의혹은 존재한다. 약실은 진피 조직 및 체내 탄력 조직을 형성해 마치 필러 시술을 한 것 같은 효과를 내는 생분해성 증류한약액 성분으로 만들어졌다는데, 과연 그것이 피부 안에 주입될 정도로 위생적인지, 그 약실에 이상 반응을 일으키는 특이성 피부는 없는지 등의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요즘 세상에 그 흔한 칼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예뻐질 수 있다는 것만은 반길 일이다. 비록 시술 후 며칠간 보기 싫은 멍 자국이 당신의 얼굴 위에 영광의 상처로 남아 있다 하여도!



에디터의 한방 성형 체험기
‘한방 성형’이라는 신비로운(?) 시술을 체험해보기 위해 마취 연고를 바르고 시술대에 누웠다. 푹 꺼진 이마와 낮은 콧대가 솟아오르고, 처진 볼살과 팔자 주름에 파릇파릇한 동안의 기운이 찾아오기를 학수고대하면서 침을 동반한 약실이 피부 속을 쿡쿡 쑤시며 쳐들어올 때도 어금니를 꽉 깨물며 고통을 감내했다. 볼살과 팔자 주름 부위에 탄력을 주는 리프팅 시술의 경우 얼굴 여기저기에 약실을 하도 많이 박아 정신이 혼미해졌을 정도! 얼굴 전체가 만신창이가 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을 즈음, 시술을 하던 한의사가 약실을 맞은 부위와 맞지 않은 부위를 비교해보라며 거울을 들이밀었다. ‘오 마이 갓! 이렇게 다를 수가!’ 바람을 잔뜩 불어넣은 풍선처럼 빵빵한 반쪽 얼굴이 약실을 주입하지 않은 반대쪽 얼굴과 극명하게 비교되어 한얼굴 안에서 10년이 오고 가고 있었다. 시술 직후이니 부기가 더해져서 그렇다는 한의사의 말을 뒤로한 채 심기일전하여 꺼진 이마와 콧대 시술에 돌입했다. 다행히 콧대와 이마 시술은 리프팅 시술에 비해 통증이 10배는 덜 했고, 침을 이용한 약실도 절반도 안 되는 횟수인 6~7번 정도만 맞아 견딜 만했다. 신기하게도 맞은 직후 거울을 보니, 정말 콧대가 올라오고 꺼진 이마가 볼록해져 있었다. 대신 울긋불긋한 것도 모자라 통통 부은 얼굴이 가관이었지만, 냉찜질로 이내 진정되었다. 중요한 건 그 후. 2~3일 후부터 약실을 맞은 부위에 멍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메이크업으로 가릴 수 있는 정도였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눈에 띄는 멍 자국이 일주일 정도 지속되었다. 효과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시술 직후의 빵빵했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콧대와 이마 역시 제 모습을 되찾아갔던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일주일 후의 놀라운 변화! 약실을 맞은 부위에 조금씩 효과가 보이기 시작했다. 약실이 녹기 시작하면서 근육을 자극한 결과였다. ‘아, 이래서 인기구나’라고 중얼거리던 그 순간부터 체험기를 쓰기 위함이 아닌, 예뻐지기 위해 10회에 해당하는 시술 패키지를 끊느냐 마느냐 하는 나의 고민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