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가 되면 카페들마다 여름을 알리는 대자보가 나붙는다. 바로‘여름 빙수 개시’. 서걱거리는 얼음을 입안 가득 물면 그제야 여름이 실감 난다. 봄은 바람을 타고 오지만 여름은 빙수를 타고 온다



1. 딸기빙수| 슬로우가든 어릴적 수입품 가게에서 딸기 시럽을 사서 흰 우유에 부은 적이 있는데, 맛있는 딸기 우유맛이 날 거라는 기대와 달리 한 모금 마신 순간 인공향이 확 끼쳐 구역질을 했다. 그 뒤로 엄마가 만든 딸기잼을 빼고는 딸기 우유, 딸기 요거트, 딸기 아이스크림도 먹지 않는데,‘딸기’자 붙은 것 중 유일하게 사먹는 것이 이곳 딸기 빙수다. 얼음 결정이 보일 정도로 부드럽게 얼린 우유얼음에 생딸기와 설탕으로 졸인 ‘진짜’ 딸기 시럽을 뿌려준다.
가격 딸기 빙수 8천 5백원
주소 종로구 삼청동 15-2
문의 02-737-7187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2. 밀크티빙수| 커피 스미스 수북이 쌓아 올린 얼음 산정상에서 금방이라도 밀크티가 쏟아져 내릴 것만 같다. 겉모습보다 속이 깊은 탓에 제대로 맛보려면 아이스크림이 떨어지지 않게 각별히 조심하면서 얼음 속을 공략해야 한다. 바닥에 팥과 견과류가 연유를 뒤집어쓴 채 숨어 있다. 아이스크림 한술, 얼음 속 한술 떠먹어야 제 맛.진하게 우린 아삼 밀크 티의 스파이시한 향과 달콤한 바닐라 향이 만들어내는 배합이 매력적이다.
가격 밀크 티빙수 1만2천원(2인)
주소 강남구 신사동 536-12
문의 02-3445-3372
영업시간 오전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3. 흑임자빙수| 팥꽃나무집 설탕에 절인 팥은 달콤함을 얻는 대신 고소함을 잃었다. 팥의 부족한점을 보완하려고, 미숫가루도 넣어보고, 갓 볶은 견과류도 넣어봤지만 정작 하늘이 정해준 짝은 따로 있었다. 바로 흑임자! 꽃가루처럼 고운흑임자 가루 흩뿌린 우유얼음에 푹 삶은 단팥을 한 술 떠 먹으면, 흑임자 가루 위에 돌돌 굴린 떡을 먹은 양 고소함이 입 안 가득 퍼진다.
가격 흑임자 빙수 8천원
주소 신세계 강남점 지하 1층
문의 02-3479-1664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4. 밤대추팥빙수| 담장 옆에 국화꽃 팥빙수 광택이 좔좔 흐르는 붉은 팥은 젤리빈처럼 탱글탱글 씹는 맛이 살아 있다. 팥을 삶은건지 팥으로 잼을 만든 건지 헷갈리게 만드는 통조림 팥하고는 출신성분이 다르다보니 대접도 남다르게 한다.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던 전통 유기 그릇에 목화솜 같은 푹신한 얼음을 깔아 팥과 고명을 가지런히 올려 낸다.
가격 밤대추팥빙수 7천원(1인), 1만2천원(2인)
주소 서초구 반포동 92-3
문의 02-517-1157
영업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5. 밀크빙수| 밀탑 빙수의 역사는‘밀탑 빙수’이전과 이후로 나눠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름지기빙수란 통조림 팥, 팥빙수용 떡, 젤리, 미숫가루, 딸기 시럽까지 수북이 올려야 제맛인 줄 알던 시절, 우유얼음에 직접 삶은 팥과 네모 반듯하게 썬 떡을 곁들인 ‘모던한’ 빙수를 처음 선보였으니까. 세월이 흘러 원조 뺨치는 아류가 속속 등장했지만, 번호표를 뽑고 순번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을 만큼 그 인기는 여전하다. 포장은 늘 1순위로해주니 포장을 해서 옥상 하늘공원으로 올라가는 편이 낫다.
가격 밀크빙수 7천원
주소 현대백화점 본점 5층
문의 02-547-6800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6. 오미자 빙수| 소금인형 입이 바싹바싹 마르고 갈증이 날 땐 오미자 빙수만 한 게 없다. 곱게 간 얼음에 과일과 백년초 찰떡, 오미자 양갱, 해바라기씨를 나란히 줄세우고 새콤달콤한 오미자농축액을 가득 부어주면, 얼음이 석류알맹이처럼 빨갛게 물든다. 탱글탱글한 오미자 양갱과 쫄깃쫄깃한 백년초 찰떡부터 먼저 건져먹고, 남은 국물은 그릇째들고 마셔야 제 맛. 혀끝에서 쓴맛, 신맛, 단맛이 차례로 느껴지다 어느 순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온몸에 찬 기운이 훅 끼친다.
가격 오미자 빙수 7천원(1인), 1만3천원(2인)
주소 종로구 낙원동 183-32
문의 02-725-8587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1. 베리빙수| 미고 얼음 위에 팥과 떡만 단출하게 올리다 못해 아예 얼음 속에 재료를 꼭꼭 숨겨두는 게 트렌드인 요즘은 비빔밥처럼 여러 가지고 명을 올려 슥슥비벼 먹는 빙수가 오히려 별종 취급을 받는다. 서걱하게 간 굵은 얼음을 수박, 키위, 바나나, 적포도, 청포도로 둘러싸고 팥과 베리소스까지 곁들인 베리빙수는 별종 중의 별종. 숟가락을 열심히 휘젓다 보면 과일 동동 뜬 블루베리슬러시 같은 모양새가 만들어진다. 화채먹듯 과일을 건져 국물과 같이 떠먹으면 ‘오도독오도독’ 얼음 씹는 소리가 난다. 그 소리가 어릴 적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가격 베리빙수 1만5백원
주소 강남구 신사동 574-4
문의 02-548-1030
영업시간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2. 팥빙수| 아티제 여름이면 삭삭 얼음 가는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깔린다. 빙삭기에서 쏟아지는 눈처럼 희고 고운 얼음을 대접에 소복이 담아 연유와 우유를 섞어서 붓고 직접 삶은 팥과 떡을 올린다. 둘리가 만든 비눗방울 찐빵처럼 혀에 닿자마자 사르르 녹아 사라지는 얼음과 청포묵처럼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떡이 인기 비결이다. 팥죽처럼 푹 퍼지지도, 설익지도 않은, 적당히 달고 적당히 삶긴 팥도 일품이다. 무료 리필은 아니지만 팥과 떡을 추가로 주문할 수도 있다.
가격 팥빙수 1만3천원(2인)
주소 강남구 신사동 651-23호림아트센터 1층
문의 02-546-1790
영업시간 오전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3. 커피 빙수| 커피랩 바리스타의 손에서 탄생한 ‘레알’ 커피 빙수. 에스프레소를 뒤집어쓴 살얼음 언덕 꼭대기에 아이스크림이 아슬아슬하게 균형잡기를 하고 있어, 모래 가르기 놀이하듯 겉에서부터 살살 긁어 먹어야 한다. 첫맛은 더블 샷에스프레소인데 얼음속을 파고들수록 더위사냥, 비비빅, 찰떡아이스, 월드 콘이다. 팥알갱이가 씹히는가 했더니 쫀득한 찹쌀떡이 입에 들어오고, 아몬드와 마카다 미아가 고소하게 씹힌다. 사람으로 치면 외강내유형.
가격 커피 빙수 1만5천원(2인)
주소 마포구 서교동 327-19
문의 02-3143-0908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4. 카카오봄빙수| 카카오 봄 찰리의 초콜릿 공장에 흐르는 초콜릿 강물을 퍼서 슬러시 기계에 붓고 돌리면 딱 이런 맛이 날 것 같다. 여러 종류의 초콜릿을 블렌딩해 우유와 섞고 얼리고 휘젓고 얼리고 휘젓는 과정을 대여섯 번 반복해서 만드니까. 그것도 부족해 초콜릿과 생크림을 녹여서 만든 초코시럽을 초코 얼음이 잠길 정도로 가득 올리고, 초콜릿가루와 아몬드 슬라이스를 곁들인다. 혀끝이 아릴 정도로 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56% 다크 초콜릿으로 만든 차가운 초콜릿 음료를 마시는 기분이다.
가격 카카오봄빙수 7천원
주소 마포구 서교동 337-16 민우빌딩 1층
문의 02-3141-4663
영업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5. 녹차 빙수| 아름다운 차박물관 누구든 처음 이 곳 빙수와 마주하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얼음을 대접에 수북하게 담아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은 모양새가 제사상에 오르는 밥 같기도 하고 막 벌초를 끝낸 묘 같기도 하다. 도굴하듯이 조심스럽게 속을 파고들면견과류와 팥, 연유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말차의 묵직하고 깔끔한 맛과 직접 볶은 견과류의 고소함이 뒤섞여 상상 이상의 맛을 낸다. 굵게 간 얼음 탓에 속이 얼얼해지면 노릇하게 구운 녹차 가래떡구이를 조청에 찍어 먹으면 그만이다.
가격 녹차 빙수 1만4천원(2인)
주소 종로구 인사동 193-1
문의 02-735-6678
영업시간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6. 초코빙수| 오리 페코 헨젤과 그레텔이 빙수를 먹었다면 딱이 모습이었을 것 같다. 서걱서걱하게 간 얼음에 우유를 붓고 시리얼과 나뚜루 초코 아이스크림을 세스쿱이나 떠올렸다. 군데군데 초코쿠키가 콕 박혀 있고 캐러멜과 초콜릿 소스까지 듬뿍 뿌렸다. 아이스크림이 주연이고 얼음은 조연이다. 초코 아이스크림 먼저 열심히 떠먹다 보면 녹은 아이스크림이 우유 얼음과 섞여 초콜릿셰이크가 남는다.
가격 초코빙수 7천5백원(1인), 1만3천원(2인)
주소 마포구 서교동 358-103
문의 02-324-0908
영업시간 오후 1시부터 자정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