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 이 예쁜 동요를 흥얼거리게 만드는 매력적인 시퀸 의상이 대거 등장했다. 파티 의상으로 제격인 섹시한 란제리 룩부터 손맛이 느껴지는 쿠튀르 룩, 1980년대풍 디스코 룩까지, 그 다채로운 화려함이 당신의 여름을 한층 아름답게 비춘다.



1 골드 시퀸 카디건은 가격미정,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2 체인과 큐빅 장식의 목걸이는 32만5천원, 타임(Time). 3 메탈 장식 선글라스는 51만원, 린다 패로 바이 한독(Linda Farrow by Handok). 4 투명 스팽글 장식의 실크 드레스는 95만원, 필로소피 디 알베르타 페레티Philosophy di Alberta Ferretti). 5 큐빅 장식의 헤어밴드는 4만9천원, 오조크(Ozoc). 6 시퀸 톱은 27만9천원, 발렌시아(Valencia). 7 가죽 스트랩 슈즈는 28만8천원, 미소페(Misope).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반짝거리는 장식은 무대 의상과 클럽 의상에나 어울리지, 일상에서는 좀 과하지 않나 했었다. 그런데 이러한 고정관념은 지난 시즌부터 서서히 깨지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서 이번 시즌 역시 반짝이는 소재와 장식의 의상들이 더욱더 다채롭게 변주돼 컬렉션들을 빛냈고, 현실에서도 충분히 소화할 만큼 실용적인 연출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반짝이는 의상이 이런 묘미까지?’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장점들도 발견했다. 일단 얼굴을 화사하게 한다는 것. 또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는 것. 밋밋한 소녀보다는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뿜어낸다는 것에 더해 시선을 의상으로 분산시켜 한결 날씬해 보이는 효과도 있다는 것! 이거 잘만 입으면 유용하겠다 싶었다.

샤인 룩 트렌드에 제대로 동참하기 위해선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 첫째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조리 번쩍거리는 의상을 걸치는 것은 금물이다. 시퀸 미니스커트나 비즈 장식의 시스루 블라우스처럼 포인트 정도의 역할로 시퀸 의상을 선택하면 절반은 성공한다. 샤인 룩이라 해서 무조건 섹시한 연출로 이어져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버릴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티셔츠에 시퀸 미니스커트, 청바지에 시퀸 재킷처럼 캐주얼한 멋을 가미하면 실용적이고 캐주얼한 샤인 룩도 연출할 수 있다. 물론 평소보다는 한결 근사하게 말이다. 또 무거운 의상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하이힐처럼 발이 좀 붓더라도 참을성이 필요한 경우와는 다르다. 톱에 달린 크리스털이나 골드 비즈들이 무거워서 축축 늘어진다면 아무리 멋진 연출이라 한들 보디 실루엣을 엉망으로 보이게 할 뿐이다. 날씬해 보이는 비법을 알아낼 필요도 있다. 풍만한 가슴을 감추고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라메 소재의 톱을 입는다? NG다. 강조하고 싶지 않은 부위는 오히려 최소한의 장식이 들어간 의상을 선택해야 한다. 반대로 하의는 조금 더 붙는 옷, 조금 더 장식적인 옷을 선택하면 한결 날씬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통통한 몸매라면 시퀸 의상을 입을 때만큼은 벨트를 적극 활용하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옷을 입는 태도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너무 화려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을 버리고 자신감 넘치는 당당함을 보여야 한다. 할리우드 톱 여배우들의 스타일을 책임지고 있는 스타일리스트 레이첼 조는 자신이 출간한 책에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2006년 어린이용 케이블 채널에서 주최한 시상식이 있었어요. 대부분이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레드 카펫에 올랐죠. 하지만 패션에 죽고 사는 린제이 로한은 반짝이는 브론즈 컬러에 러플이 달린 구찌의 미니드레스를 입었어요. 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약간 튈 거라 경고했죠. 하지만 우려는 잠시뿐이었어요. 카메라 세례를 받는 그녀는 자신의 패션에 당당했어요. 그리고 그날 그녀의 사진은 여러 잡지에 베스트 룩으로 실렸죠. 당신이 무엇을 입기로 결정했건 간에 당신에게 편하고 당당하면 그만이에요. 그 옷의 주인답게 옷을 압도 하세요.” 그녀는 톱 스타들마저도 자신감의 여부에 따라 스타일이 죽고 산다고 조언한다.



8 저지 소재의 톱은 10만원대, 미스 식스티(Miss Sixty).9 레이온 소재의 팬츠는 1백28만원, 마우리지오 페코라로 (Maurizio Pecoraro). 10 플랫 슈즈는 16만8천원, 엘리자벳 (Elizabeth). 11 시퀸 장식의 2.55백은 가격미정, 샤넬(Chanel).

자, 이제 이 화려한 멋의 시퀸 의상들을 어떻게 맛있게 요리할지 고민할 차례다. 이번 시즌 샤인 룩의 멋을 제대로 발휘한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에서 손쉽게 그 비법을 찾을 수 있다. 먼저 화려한 여름밤을 위한 섹시 무드의 샤인 룩부터 살펴보자. 이번 시즌의 또 하나의 메가 트렌드인 시스루 란제리 룩은 칼 라거펠트의 펜디와 존 갈리아노의 디올 컬렉션으로 대표된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같은 시스루 소재의 란제리 룩이라도 둘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 한들한들 부드러운 파스텔 색상의 펜디 룩은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반면 반짝이는 금사와 은사를 적극 활용한 디올의 시스루 룩은 더없이 섹시하다. 반들거리는 페이턴트 가죽 재킷에 라메 소재의 티어드 스커트를 매치한 디올식 스타일링은 과한 섹시함을 줄이는 동시에 도도한 여인의 향기는 더해준다. 골드 시퀸 의상을 포인트로 매치한 발망의 글램 밀리터리 룩은 또 어떤가. 심플한 검은색 톱에 골드 프린지 미니스커트를 입은 후, 마무리로 투박한 워커를 신은 모델은 섹시하면서도 범상치 않은 매력을 풍긴다. 또 누드색 미니드레스에 크리스털을 장식한 미우 미우나 반짝이는 깃털 장식을 더한 에밀리오 푸치의 미니드레스 룩은 섹시한 파티 스타일링에 참고 할 만하다.

시퀸 소재로 이색적인 위트를 발휘한 컬렉션도 있다. 프라다는 걸을 때마다 찰랑찰랑 움직이는 샹들리에 장식의 메시 드레스와 슈즈를 대거 선보였고, 알렉산더 왕은 비즈가 장식된 빅 숄더의 미니 톱으로 세련된 미식축구 선수를 연상시키는 스포티 룩을 연출했다. 또 랄프 로렌은 해진 청바지에 실버 스팽글을 장식하거나 펄 실버 소재의 오버올 등 그런지 룩을 하이패션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시퀸을 선택하기도 했다. 토요일 밤의 열기가 느껴지는 디스코풍 샤인 룩은 이 여름, 리얼웨이에서 가장 활용하기 좋은 스타일링을 제안한다. 브론즈빛 시퀸 미니드레스에 빨간색 가죽 부티를 매치한 필립 림, 시퀸 장식의 리틀 블랙 드레스로 군더더기 없는 디스코 룩을 표현한 질 스튜어트, 아찔한 실버 쇼츠로 경쾌한 룩을 완성한 바바라 부이, 실버 재킷에 컬러 진을 매치한 이자벨마랑 등의 컬렉션은 시퀸 룩을 한층 젊고 활기차게 연출하는 팁을 귀띔한다. 비록 실제로는 입지 못하더라도 디자이너의 장인정신이 담긴 쿠튀르 무드의 샤인 룩도 놓칠 수 없다. 모네의 그림과 가우디의 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은 장식을 오간자, 튤, 실크 등의 소재 위에 담아낸 아퀼라노 리몬디의 컬렉션은 시퀸 소재를 사용한 덕분에 한층 예술성 짙은 쇼가 완성됐다. 또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 오스카 드 라 렌타의 튤 드레스와 크리스털 미니스커트, 맥시 드레스부터 미니 드레스까지 끝없는 드레스의 향연을 시퀸 장식들로 지루하지 않게 표현한 베르사체, 1930년대의 어느 재즈 클럽을 드나드는 멋쟁이를 연상시키는 골드 점프슈트를 입은 랑방의 모델 등은 고급스러운 반짝임이 무엇인지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다채로운 연출법을 꼼꼼히 참고하면 낮의 무더위는 식히고 밤의 열기는 뜨겁게 달굴 최고의 샤인 룩을 여름 내내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