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다. 걷기와 달리기의 참 맛은 마음이 먼저 안다.

모델이 입은 블랙 탱크톱과 숏팬츠, 여성용 러닝화 수퍼노바 글라이드 2는 아디다스(Adidas).


킬힐을 벗고 자유를 찾다


스무 살 때부터 늘 하이힐을 신다 보니 언젠가부터 운동화를 오래 신으면 종아리 근육이 뭉치고 땅겨서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운동화를 신는 것 자체가 불편해지자 걷기와는 영영 멀어지고 말았다. 하이힐에 익숙해진 몸을 운동화에 길들이는 일이 먼저였기에 처음 일주일은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한강 산책로를 매일 30분씩 천천히 걸으며 바른 자세로 걷는 연습을 했다. “걸을 때는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고, 어깨와 허리를 쫙 펴고, 손은 계란을 쥐듯이 살짝 움켜쥐며, 팔은 가슴 높이로 가볍게 흔들어야 한다” 는 <맨즈헬스> 백승관 편집장의 조언을 참고했다. 처음 며칠은 종아리가 쑤셔 고생을 했지만, 4일째부터는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걷기에 흥미를 붙이기 위해 주말에는 벚꽃 구경도 할 겸 석촌호수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깜깜한 한강만 바라보며 걷다 화사한 벚꽃을 보며 걸으니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야외 촬영이 많은 날은 따로 시간을 내는 대신 운동화를 신고 걸어 다니는 방법을 택했다. 보통 야외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발과 종아리가 퉁퉁 부어 반신욕으로 풀곤 하는데, 운동화를 신은 날은 신기하게도 거의 붓지 않았다. 걷기에 탄력이 붙자 3주째부터는 이틀에 한 번 한 시간 동안 빠르게 걸었다. 운동을 마치면 스트레칭으로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걷기의 재미를 알아갈 무렵 취재차 섬을 찾았는데,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 촬영을 핑계삼아 소나무와 동백나무가 우거진 숲 길과 바닷가를 천천히 걸었다. 길을 걷다 숨이 차면 쭈그리고 앉아 풀향기를 맡고, 처음 보는 야생 꽃을 신기한 듯 한참 바라보면서 말이다. 마을에 다다르자 돌담에 둘러싸인 정겨운 시골집과 푸르다 못해 퍼렇게 물든 파밭의 전경이 끝없이 이어졌다. 산길과 바닷가와 마을로 이어진 걷기는 해질 무렵까지 계속되었다. 첫걸음은 무겁고, 처음 만나는 오르막길은 고단했지만, 숨이 차오르고 잦아들기를 반복하며 몸이 묵직해질수록 마음은 점차 가벼워졌다. 걷기에 자신감이 생기자 도보여행에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Editor| 조은선(E.S. Cho)

건강한 걷기를 위한 조언
준비물운동화는 발뒤꿈치 쿠션이 좋은지, 신발 앞부분이 부드럽게 구부러지는지, 발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고른다. 자세 발뒤꿈치의 바깥쪽, 발바닥 전체, 발가락 순으로 땅에 닿게 하고, 몸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며 걷는다. 스트레칭 등을 벽에 붙이고 서서 무릎을 굽혔다 펴기를 반복하는 동작과, 바닥에 엎드려 허리의 힘으로 팔과 다리를 공중에 띄우는 동작을 반복하면 하체와 허리 근육이 강화돼 걷는 자세가 훨씬 좋아진다.


고통 속에서 쾌감을 찾다


매일 밤마다 한강변을 따라 7~8km를 뛰는 달리기 중독자지만 내게도 숨쉬기가 운동의 전부인 시절이 있었다. 운동이라는 걸 처음 시작한 건 8년 전부터였다.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면서 불과 1년 만에 체중이 20kg까지 불어나면서 몸에 이상증후가 나타나자, 매일 밤마다 집 근처를 걷고, 뛰었다. 지방이 연소 되려면 일정한 속도로 20분 이상 운동을 지속해야 하는데 숨이 차고 옆구리가 쑤셔 10분도 채 뛰지 못했다. 처음 3주 동안은 빠른 걸음으로 5~6km를 걷다 차츰 걷는 속도를 높여가자 웬만한 속도로 걸어서는 숨이 차지 않을 정도까지 발전했다. 그때부터는 빨리 걷기 대신 달리기 시작했다. 그만두고 싶은 유혹을 견디며 그렇게 세 달을 꾸준히 달리자 심폐 기능이 놀라울 만큼 좋아졌다. 걷기와 달리 달리기는 몇 분만 뛰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이 찾아오지만, 놀랍게도 가장 괴로운 순간을 참고 넘기면 쾌락과 동시에 평안이 찾아온다. 그동안 머릿속이 복잡할 때면 정신없이 쇼핑을 하거나, 밤새 컴퓨터 게임에 빠져보기도 했지만 그때만 잠시일 뿐 완전한 해방감을 느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육체적인 고통을 느끼며 달리는 동안은 여러 가지 생각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었다. 목표한 거리를 완주할 때 느껴지는 쾌감과 안도감은 달리기의 진정한 매력이다. 달리기를 마치고 나서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샤워를 할 때의 기분도 최고다. 먹는 것 대신 달리기로 스트레스를 풀자 저절로 살이 빠졌다. 덕분에 식이요법을 병행하지 않고도 1년 만에 20kg을 감량할 수 있었다. 심폐 기능도 날로 좋아져 지난해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하프 마라톤에 출전했다. 조만간 마라톤 풀 코스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달리기의 진정한 매력은 숨이 조여올 때까지 고통을 참고 달려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고통 끝에 낙이 온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Editor| 황의숙(E.S. Hwang), Model| 진아름(A.R. Jin), 도움말 | <맨즈헬스> 백승관 편집장

건강한 달리기를 위한 조언
준비물달리기를 할 때는 걷기에 비해 발목과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3배에 달하므로, 반드시 러닝화를 신어야 한다. 자세턱을 당기고 시선은 50m 앞 정면을 바라본다. 등과 후두부가 일직선이 되도록 등과 어깨를 쫙 편 상태로 달린다. 발꿈치가 바닥에 먼저 닿도록 하고 팔은 일정한 간격으로 가볍게 흔든다. 스트레칭제자리 달리기로 몸을 푼 다음 본격적인 달리기를 시작한다. 달리기가 끝나면 먼저 한쪽 무릎을 굽혀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이완시킨다. 이어서 계단이나 난간에 한쪽 다리를 올리고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