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0회를 맞은 2010 가을/겨울 서울패션위크가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1일까지, 화려한 축제의 장을 펼쳤다. 현장에서 포착한 따끈따끈한 패션&뷰티 트렌드,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진풍경, 쇼의 숨은 뒷애기까지, 그 생생한 취재의 기록들.




숫자로 보는 쇼


20 2010 가을/겨울 시즌 서울패션위크는 스무번째 생일을 기념해 사상 최대 규모로 열렸다.‘서울컬렉션’ 과 신진 디자이너로 구성된 ‘제너레이션 넥스트’ 그리고 ‘서울패션페어’ 까지 볼거리는 넘쳐났다. 마지막 날인 4월 1일에는 바자회 형식의 ‘쇼핑 축제’ 를 열어 수익금을 서울복지재단에 기부하는 특별한 행사도 열렸다.

86 서울컬렉션의 남성복 디자이너 15명+여성복 디자이너 30명+제너레이션 넥스트의 디자이너 13명+프레젠테이션 쇼 디자이너 28명. 총 86명의 디자이너가 이번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했다. 이 86명의 디자이너들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서울패션위크 기간 내내 우리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100 이번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한 바이어 수. 브루클린 편집매장 오크(Oak)의 제프만달레나(Jeff Mandalena), 파리 편집매장 레클뢰르(L’eclaireur)의 아르망 아디다(Armand Hadida), 도쿄 편집매장 빔스(Beams)의 유지 야마사키(Yuji Yamasaki) 등 세계 곳곳의 바이어 1백여 명이 서울패션위크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1100 최대 규모의 서울패션위크였던 만큼 참여한 모델의 수도 많았다. 일주일 동안 열린 총 78개의 패션쇼 런웨이를 활보한 모델의 수는 무려 1천1백여 명. 지난 시즌 쇼에서 볼 수 있었던 기존 모델들이 대부분 다시 등장했지만, 최준영, 유지안, 박지원 등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3900 서울패션위크 기간 동안 쉴 틈 없이 펼쳐진 78개 쇼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보았다면, 총 3천9백여 벌의 의상을 보았을 것이다. 58명의 디자이너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모두 쏟아 부어 완성한 아름다운 컬렉션 때문에 벌써 가을이
기다려진다.




2010 F/W Trend 3


1 Nature+Ethnic 원시적인 감성의 자연주의는 세계 4대 컬렉션을 비롯해 서울패션위크에도 만연해 있었다. ‘겨울 속 아마존’ 을 주제로 컬러와 패턴을 에스닉하게 풀어낸 곽현주, 나바호 인디언족의 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최지형 등의 컬렉션을 통해서 세계 곳곳의 자연과 조우할 수 있었다.

2 chic Sportism 현대인이 선호하는 트렌드는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패션이다. 이에 부합하는 스타일인 ‘시크 스포티즘’은 올 가을, 겨울에도 그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아웃도어 룩을 도시적인 믹스앤매치 패션으로 변신시킨 한상혁, 패딩을 주제로 아방가르드한 쇼를 선보인 임선옥 등의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3 Retro Style 과거의 패션은 모든 디자이너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다. 지춘희는 1920년대의 글래머러스한 우아함을, 이도희는 1960~70년대의 화려한 멋에 동화적인 감성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섞어냈다. 또 남성 컬렉션에서 두드러진 무드는 1940년대. 전쟁의 시대였던 1940년대에서 영감 받은 밀리터리 룩은 현대적인 실루엣과 만나 한층 정제된 느낌으로 표현되었다.


쇼 별별 랭킹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프레젠테이션 쇼까지 합치면 무려 86개의 쇼가 열렸다. 어떤 쇼는 찌릿찌릿한 감동을 안겨줄 만큼 황홀했고, 또 어떤 쇼는 지루하기 그지없기도 했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인은 다양하다. 옷, 헤어와 메이크업, 모델, 무대 장치, 창의성,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완벽한 어울림 등. 그래서 뽑아봤다. <얼루어>가 선정한 쇼 별별 랭킹.



최고의 모델
송경아 한때 반짝하는 모델이 있는 반면 송경아처럼 생명력이 긴 모델도 있다. 어떤 콘셉트의 옷과 헤어, 메이크업을 입히냐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송경아는 이번 시즌에도 최고의 모델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지춘희, 이석태 등의 무대에 오른 그녀는 절제된 워킹과 자체 발광 카리스마로 ‘역시, 송경아야!’ 라는 찬사를 절로 불러일으켰다.
이혜정 어느 날, 혜성처럼 나타난 모델 이혜정은 요즘 여러 잡지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쇼에서의 그녀는 딱 물 만난 고기 같았다. 워킹, 포즈, 표정 하나까지 다부졌고, 에너지가 넘쳤다. 수많은 쇼의 메인 모델 역시 그녀 차지였다.



최고의 어울림
김재현 옷, 헤어, 메이크업 등 뭐 하나 따로 놀지 않고 멋들어지게 어울렸던 김재현의 쇼. 게다가 따라 하고 싶은 내추럴 헤어스타일과 선홍빛 입술 메이크업, 사고 싶은 옷투성이였던 컬렉션까지, 모든 것이 딱 들어맞는 느낌이었다. 서울패션위크에는 처음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쇼장을 가득 메운 관객의 뜨거운 열기도 최고의 어울림 상에 한몫했다.
이주영 디자인에서 최고의 어울림 상은 이주영에게 건네고 싶다. 그녀는 완벽한 테일러링의 남성 슈트에 자수 장식을 가미한 아가일 패턴, 메탈릭 아일릿을 이용한 레이스 업 타이, 니트와 섞은 가죽과 모피 등 창의적인 요소들을 섬세하게 버무려냈다.



최고의 창의력
임선옥 처음부터 끝까지 ‘패딩’ 하나만으로 일관성 있는 쇼를 펼친 임선옥. 어디서 본 듯한비슷비슷한 쇼에 지쳐 있을 때쯤, 그녀의 패딩 컬렉션은 에디터의 눈이 휘둥그레지게 했다. 패딩이라는 재미난 주제를 선택한 것도,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 것도 무척 신선했다. 디자이너에게 창의력이란 가장 큰 실력이다.

최고의 신예 모델
유지안, 최준영 어떤 모델이 가장 행복할까? 지금 정상에 서 있는 모델? 아니다.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모델이 가장 행복한 법이다. “저 모델은 대체 누구야?” 라는 질문이 쇄도했던 이 두 모델이 앞으로 그런 행복을 거머쥘 주인공으로 보인다. 열정과 끼, 노력 등 모델로서의 재능을 두루 갖춘 이 두 여인의 성장이 진심으로 기대된다.



최고의 무대
이정재 ‘아날로그’ 를 주제로 한 이정재의 무대 중간에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집기가 놓여 있었다. 옷을 준비하기에도 바빴을 텐데 무대 연출에까지 정성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했고, 예상대로 쇼는 더욱 깊이 있게 전달되었다.
김서룡 그의 무대를 보는 순간 〈성냥팔이 소녀〉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파리의 어느 골목길을 담은 거대한 사진으로 이어진 캣워크, 무대 위에 흩어진 신문들, 그리고 성냥팔이 소녀 옆을 오가는 머스큘린 룩의 멋쟁이 파리지엔! 상상의나래를 펼치게 했던 이 무대는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쇼 이상의 감동을 안겨주었다.



최고의 콘셉트
지춘희1920년대 어느 재즈 클럽에 들어선 상류층 커플을 보는 것만 같았던 지춘희 쇼. 커트머리의 남장여자 모델들은 근사한 머스큘린 룩을, 한껏 부풀린 웨이브 헤어의 여자 모델들은 우아한 재즈 룩을 입었다. 대비되는 연출 덕에 쇼를
보는 재미도, 주제 전달력도 배가되었다.
고태용 ‘어느 공방의 노련한 장인’ 을 모티프로 쇼를 선보인 고태용은 할아버지 분장의 모델들을 캣워크에 세우는 새로운 시도로 시선을 끌었다. 피날레에 등장한 티셔츠 뒤에는 ‘Going Back’ 이라는 재미난 문구가 쓰여 있기도. 세월의 흐름을 위트 있게 표현한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최고의 디자이너
진태옥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진태옥은 마치 20대 신인 디자이너 같았다. 한국 디자이너의 대모로 불리는 그녀가 백스테이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쇼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녀의 변함없는 열정과 건재한 디자인 실력에 존경을 표하며, 20회를 맞은 서울패션위크의 최고의 디자이너 상 영광은 그녀에게 돌린다.
김재현 2관왕이다. 최고의 어울림상에 이어 디자이너 상도 그녀에게 돌리고 싶다. 이유는 딱 하나다. 옷이 너무 예뻐서. 완벽한 재단, 트렌디한 감각, 고유의 개성이 절묘한 삼박자를 이룬 그 옷을 만든 사람이 바로 디자이너 김재현이니까.

1 쇼의 성공을 빌며 샴페인 잔을 부딪치는 장광효 쇼의 모델들. 2 바쁠 때는 메이크업도 스스로 수정하는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3 니트 모자를 쓰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동순 쇼의 모델들. 4 빡빡한 쇼 스케줄에 지친 모델이 졸고 있다. 5 행어에 매달려서 장난치고 있는 윤세나 쇼의 모델들. 6 독특한 소품이 등장했던 송해명 쇼의 백스테이지.


천태만상, 백스테이지!


쇼가 시작되기 직전, 백스테이지는 진풍경을 낳는다. 모든 스태프가 쇼 준비로 부리나케 움직이는 그 순간, <얼루어> 카메라에 포착된 재미있는 장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