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에 간 미남 탤런트, 내복을 입는 여배우, 장바구니를 든 패셔니스타. ‘에코 권하는 세상’ 에서 그들이 시크할 수밖에 없는 10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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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옷을 뒤집어 친환경 수성 프린트를 입힌 티셔츠는 리블랭크(Reblank). 레인 부츠는 에이글(Aigle).

Green Promise 서신애
“과학 잡지에서 아프리카의 한쪽에서는 홍수가 나고, 다른 한쪽에서는 가뭄이 들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기사를 봤어요. 그런데 그게 아프리카만의 일이 아니더라고요. 우리나라도 물이 부족하다면서요?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샤워할 때 물을 아껴 쓰고, 쓰지 않을 때는 수도꼭지를 꼭 잠그게 됐어요. 〈지붕 뚫고 하이킥〉 식구들끼리도 종종 그런 이야기를 나누어요. 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최대한 절약 해서 열심히 살아보자고요. 전기도 아끼고 작은 물건 하나도 아껴 쓰기로 약속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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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면 소재의 미니드레스는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

Green Promise 이하나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조금만 더 여유롭게, 느리게 살아야 해요. 작은 것에서 즐거움을 찾으며 산다면 환경 문제도 지금보다는 나아질 거예요.” 이하나는 최근 무명 천으로 만든 가방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했다. 장바구니를 하나둘씩 모으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제법 컬렉션을 이루었다는 그녀는 동물을 죽여서 만든 가죽 가방 대신, 친환경 소재로 만든 심플한 베이지색 면 가방을 들고 다닌다. “그중에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더 뉴 와인〉이라는 영국 밴드의 로고가 박힌 가방이에요. 지구를 위해 좋은 일도 하고, 또 사람들이 가방을 들고 다니면 자기네 밴드 홍보도 되고. 참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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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소재의 와이셔츠는 장광효 카루소(Jang Kwang Hyo Caruso), 체크 행커치프는 티아이 포맨(T.I for Men).

Green Promise 윤상현
“부모님은 제게 재활용 습관을 심어주셨어요. 다 읽은 책이나 신문지, 키가 제각각인 빈 병들을 따로 모아두는 거죠. 그때는 빈 병이나 폐지를 가져가면 돈을 주던 시절이었거든요. 아버지는 그것들을 팔아서 생긴 돈은 오롯이 제가 가져도 좋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폐지를 착착 개어 올려 꾸러미를 만들고, 모아둔 빈 병들을 가게에 가져가는 건 언제나 제 몫이었어요.” 윤상현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좋은 습관을 물려주신 부모님이 고맙고, 또 고맙다. 그에게 친환경 활동이란, 친숙한 생활 습관에 가깝다. 그는 등산을 특히 좋아하는데, 산을 찾아다니면서 자연에 대한 사랑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한다. “산은 제게 선생님과 같아요. 산 정상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면 세상 근심이 모두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지죠. 골프장이나 리조트 때문에 산이 깎여나가는 걸 보면 가슴이 아파요.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자연과 오래오래 공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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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소재의 화이트 셔츠는 피아자 셈피오네(Piazza Sempione). 면 팬츠는 제인 송(Jain Song). 안고 있는 강아지는 동물자유연대에서 보호 중인 유기견, 티.

Love Animal 윤진서
“마당이 있는 집에서 소랑 말이랑 닭이랑 유기견을 키우면서 사는 게 제 꿈이에요. 매일 아침 새로 낳은 달걀을 먹고, 직접 짠 우유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살고 싶어요.” 윤진서는 지금 ‘언젠가’ 를 담보로 막연한 꿈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에게는 친환경적인 삶에 대해 확고한 주관과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있다. 그녀는 대학에 입학한 기념으로 환경 단체에 가입해 남몰래 후원을 시작했을 정도로 환경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져왔고, 3년 전부터 채식을 시작했으며, 스태프들이 깜짝 놀랄 만큼 전문가적인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지구는 동물과 식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잖아요. 인간 사회에서도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듯이 함께 사는 동물들에게 적어도 해는 끼치지 말아야 하는데, 사람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자기 것인 양 낭비하고 있어요.” 그녀의 이상향은 사람뿐 아니라 자연과 두루 어울려 사는 삶이다. “서울 근교에서 전원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을 물색해볼 생각이에요. 지금은 집 근처에서 어머니와 함께 텃밭을 가꾸는 정도지만, 조만간 그 꿈을 꼭 이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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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사를 엮은 장식의 면 소재 원피스는 진태옥(Jin Teok). 브로치는 구호(Kuho). 캔버스 슈즈는 탐스 슈즈(Toms Shoes). 탐스 슈즈는 한 켤레의 신발이 판매될 때마다 세계 각국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한 켤레의 신발을 기부하는 ‘슈드랍(Shoe Drop)’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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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소재 재킷은 이상봉(Lie Sang Bong). 면 소재 티셔츠는 티아이 포맨. 면 소재 팬츠는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Eat Local 송종호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재래시장이 있어요. 멀리 있는 대형 마트에 가는 대신 집앞 시장에서 장을 봐요. 시장 음식이 훨씬 싸고, 맛있고, 신선하니까 혼자 사는 제겐 가장 알뜰한 장보기 방법이죠. 주차때문에 고생할 필요도 없고요. 무엇보다 쓸데없이 많이 사지 않아도 되고, 가끔 조르면 깎아주시기도하니 일석이조예요.” 싱글남 송종호의 탄소발자국 줄이기는 이렇듯 간편하다. 푸드 마일리지니, 로컬 푸드니 하는 용어를 굳이 들먹일 필요도 없다.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쓰고,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배달 음식 대신 간단한 것은 직접 요리를 해먹는다. 조금 불편한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영화 〈2012〉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섬뜩함을 느꼈을 거예요. 문제는, 그런 엄청난 자연 재해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최근 아이티나 칠레에서 일어난 지진 사건을 보면, 지구가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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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 소재의 원피스는 구호. 샌들은 나무 바이 나무하나(Namu by Namuhana).

Protect Trees 오연서
“책 읽는 걸 좋아해서 2주에 한 번은 학교 도서관을 찾아요. 꼭 소장해야 하는 책은 구입을 하지만, 웬만한 책은 도서관에서 보거나 빌리는 편이에요. 책을 사지 않고 빌려 보기만 해도 1년에 수십 톤의 종이를 절약할 수 있대요. 올해부터는 직접 나무도 심고 싶어요.” 직접 키운 허브로 차를 만들어 먹을 만큼 친환경적인 삶을 사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그녀 역시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물자를 절약하고 자연을 보호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그녀의 집에서는 겨울에 보일러를 거의 때지 않는다고. 자연히 온 식구가 내복을 입을 수밖에 없고, 오연서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겨울은 유난히 추워서 집 안에서 패딩을 껴입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모든 일이 기꺼이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 한다. “오드리 헵번처럼 나이 들고 싶어요. 아직은 미약하지만, 제가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더 열심 노력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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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소재의 피케 셔츠와 팬츠, 캔버스 슈즈는 모두 라코스테(Lacoste). 전기 충전 자전거는 야마하 바이 이티바이크(Yamaha by E.T Bike).

Eco Riding 데니안
“행동 양상을 보면 인간은 포유류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포유류는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데, 인간은 그렇지 않거든요. 단순히 습성만 관찰했을 때 인간과 가장 비슷한 것은 바이러스라고 해요. 집단으로 몰려 살면서 그 지역을 파괴하고, 자원이 고갈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흡사 바이러스와 같다고요. 충격적이지만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어요.” 데니안은 이상기온으로 사막에 폭설이 내리고, 유럽에 홍수가 나는데도 사람들이 그저 신기한 일로만 생각하는 듯해 안타깝다. 그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우선 자신이 잘할 수 있고, 덜 불편한 것부터 조금씩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더위를 잘 타지 않아서 여름에는 에어컨을 켜는 대신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어요. 차는 커다란 수입 밴 대신 연비 좋은 국산차로 바꿨는데, 조만간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차로 바꿀 생각이에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좀 더 많은 사람이 지구를 위해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에 옮겼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바이러스보다는 나은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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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염색의 나뭇잎 목걸이와 오가닉 리넨 소재의 드레스는 이새(Isae). 플랫 슈즈는 구호. 폐선으로 만든 재활용 조명은 박현진 작가 작품.

Save Energy 김정화
“그거 아세요? 의외로 많은 배우가 종종 지하철을 타요. 저 역시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땐 언제나 지하철을 타요. 겨울에 모자를 눌러 쓰고 목도리를 친친 감은 사람이 있다면 한번 눈여겨보세요. 낯익은 얼굴일지도 모르니까요.” 김정화는 환경을 사랑하는 검소한 아버지 덕분에 에너지를 절약하는 일이 몸에 배었다고 말한다. 개별 버튼이 달린 멀티탭을 사용하고, 외출할 때 전자 기기를 끄는 것쯤은 기본이다. “저는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착한 마음이 존재한다고 믿어요.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몰라서 못하는 것이라고요. 하지만 물과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잖아요? 우선 알고 있는 것부터라도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내용들은 TV 프로그램이나 〈얼루어〉에서 계속 알려주시고요. 그럴 때 제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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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천을 엮어 만든 니트 톱과 재활용 면 소재 팬츠는 리블랭크. 운동화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

Enjoy Walking 이혁수
“제가 하는 것이라곤 그저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는 것뿐이에요. 음악을 들으면서 걸으면 훨씬 즐겁게 걸을 수 있거든요. 물론, CD플레이어나 MP3 플레이어의 건전지는 꼭 충전지를 사용하죠. 그렇지 않으면 건전지 값을 감당할 수 없을걸요.” 스스로를평범한 사람이라 칭하며‘ 한 일이 없다’고 말하는 이혁수. 하지만 그의 말은 다소 겸손한 표현이다. 그는 친환경 패션지 〈오! 보이〉의 창간호 표지 모델이었고, 패션을 좋아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만큼 사회적인 이슈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영화 〈이파네마 소년〉 촬영차 남해에서 생활할 때 시골 아이들이 마음껏 뛰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그는 자동차가 골목까지 들어오지 않는다면 도시에서도 아이들이 뛰놀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탄소발 자국을 줄이자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그럴 땐 그냥 이렇게 말해요. ‘오늘 날씨도 좋은데 걸어갈까?’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