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마지막 날.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되었다. 시상식장으로 향하기 한 시간 전, 여배우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록.

거울을 보며 메이크업을 점검하는 김태희. 과감하게 연출한 헤어와 샤이니한 메이크업이 시상식을 앞둔 여배우를 더욱 특별하게 빛나게 했다.




김태희


12월 31일 저녁 6시. 연말 시상식을 앞둔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메이크업실은 패션 위크의 백스테이지를 방불케 할 만큼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연기대상 시상식과 가요대상 시상식이 모두 같은 날 저녁에 열리기 때문이다. 덕분에 일렬로 늘어선 메이크업 의자에는 평소 보기 힘든 톱스타들이 총출동해 그야말로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메이크업을 받고 있었다. 그중에서 유독 많은 스태프로 북적이는 곳이 눈에 띄었다. 드라마 <아이리스>의 여주인공 김태희와 오랜만에 귀국해 모습을 드러낸 정샘물 원장의 뷰티 테이블이다. “정샘물 원장님과는 2007년 청룡영화제 이후 2년 만이에요. 뉴욕에서 이맘때쯤 잠깐 귀국하실 거란 소식은 들었는데 일부러 시상식 날짜에 맞춰서 들어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감사하고 기뻤어요. 원장님과의 인연은 데뷔 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김태희가 예쁜 눈을 더없이 빛내며 말했다. 이날은 특별히 정샘물 원장이 헤어와 메이크업을 도맡아서 했다. “입국하기 전에 스타일을 맡은 한혜연 실장님과 연락해 드레스 사진을 미리 체크했어요. 우아하면서도 입체감이 있어 다이내믹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드레스였죠. 그걸 보고 영감을 받아 어울릴 만한 재료들을 뉴욕에서 구해왔어요. 모처럼의 시상식이어서 과감한 스타일링을 시도해보았어요.”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화보에서 갓빠져나온 듯한 헤어. 부분적으로 웨이브를 넣어 부슬부슬하게 만든 머리를 가닥가닥 틀어 올린 뒤 위쪽에 볼륨을 주어 입체감 있게 스타일링했다. 메이크업은 빛나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눈에는 펄감이 강한 섀도를 쓰고, 눈꼬리를 살짝 올려 세련된 눈매를 연출했다. 아방가르드한 느낌의 드레스와 딱 맞아떨어지는 헤어와 메이크업이었다. 피팅룸에서는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실장이 마지막으로 주얼리를 점검하고 있었다. “색감은 우아하지만 장식은 아방가르드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의 드레스예요.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이 좀 강하기 때문에 주얼리는 여성스러우면서도 절제된 느낌을 주려고 합니다.” 마침내 헤어와 메이크업을 완성하고, 드레스로 갈아입은 김태희가 거울 앞에 서자 여기저기서 스태프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오늘따라 특히 더 예뻐요. 정말 여신이 따로 없는데요!” 하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도 잠시, “어서 나오세요! 시간 다 됐습니다!” 하고 입구에서 시간을 재촉하는 매니저의 외침이 들려왔다.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여신 김태희는 깍듯하게 인사를 한 뒤 아쉬움을 남긴 채 종종걸음으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Editor| 황의숙(E.S. Hwang), Photography| 오중석(J.S. Oh), Hair & Makeup| 정샘물(S.M. Jung,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Stylist| 한혜연(H.Y. Han)

검은색 롱드레스는 알베르타 페레티(Alberta Ferretti), 클러치는 실비아 톨레다노 by 10 꼬르소 꼬모(Sylvia Toledano by 10 Corso Como), 귀고리와 뱅글은 세인트 에티엔느.


한효주


2009년 손에 꼽히는 대박 드라마 <찬란한 유산>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한효주. 그녀의 청순하고 귀여운 스타일은 한때 여성팬들 사이에서 ‘한효주 패션 따라잡기’ 열풍이 일었을 정도로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시상식 당일 이경민 포레의 메이크업 룸에는 귀여운 소녀 한효주는 없었다. 기자가 본 거울 저편에는 성숙함이 물씬 풍기는 시크한 여배우만이 있었다. 레드 카펫을 밟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일분일초가 다급한 상황, 방송국으로 출발하기 전 이경민 원장이 한 효주의 꽃 같은 입술에 섬세한 손놀림으로 붉은 립스틱을 바르며 이날 메이크업의 화룡점정을 찍는 중이었다. “깔끔하고 청순한 느낌이 드는 검은색 실크 드레스의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효주씨의 청순가련한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피부톤은 최대한 자연스럽고 순수하게 연출했고, 대상 후보라는 점과 여배우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입술에 레드 계열의 컬러를 발라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헤어는 클래식하면서도성숙한 느낌을 주기 위해 깔끔하게 올려 묶었는데, 덕분에 쭉 뻗은 목선과 부드러운 어깨 라인이 시원하게 드러났다. “효주 씨가 피부가 깨끗하고 어깨 라인이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흰 피부를 강조하고 어깨를 드러낼 수 있는 검은색 튜브톱의 머메이드 라인 드레스를 골랐어요. 효주씨 안에 모던한 감성이 있어서 심플한 드레스를 멋지게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여기에 컬러감 있는 클러치를 매치해 드레스와 메이크업이 더욱 돋보이도록 했죠.” 스타일리스트한혜연 실장의 말이다. 이제껏 메이크업을 하느라 입술을 꼭 다물고 있어야 했던 한효주는 이경민 원장의 마지막 붓놀림이 끝나자 거울을 들여다보며 활짝 웃어 보였다. 그녀의 새하얀 치아가 붉은 립스틱 때문에 눈이 부시도록 희게 빛났다. “이따가 상 받을 때 울면 안 돼요, 알았죠? 이렇게 활짝 웃으세요!”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의 격려와 축하 속에 한결 아름답게 피어나는 그녀 위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 오버랩되었다. Editor| 황의숙(E.S. Hwang), Photography| 손익청(I.C. Sohn) Hair| 김민선(M.S. Kim, 이경민포레) Makeup| 이경민(K.M. Lee, 이경민포레) Stylist| 한혜연(H.Y. Han)

드레스는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Diane von Furstenberg), 슈즈는 지미추(Jimmy Choo), 오팔펄 큐빅 장식의 팔찌는 더 지크(The Jik), 여러 겹 줄의 실버 팔찌는 엠쥬(Mzuu), 실버체인팔찌와반지는 HR.


한지혜


한 손에 라테를 든 채 메이크업을 받고 있던 한지혜와 스태프들의 즐거운 수다가 진행되는 내내 나의 시선은 미용실 드레스룸 한쪽에 그림처럼 걸려 있는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의 미니 드레스에 고정되었다. 잠시 후면 그녀의 것이 될 알록달록한 미니 드레스는 ‘러블리’한 자태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미영은 이 사랑스러운 드레스에 어울리는 누드핑크 립스틱을 브러시에 묻혀 천천히 입술에 입히는 중이었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의 진행을 맡았던 한지혜의 ‘당당함’이라는 계보는 올해 ‘여유’로 이어지고 있었다. “올해는 시상만 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요. 그래서인지 헤어, 메이크업을 하는 시간이 즐겁네요. 아, 잠시만요. 저 이 부분 좀 살짝 커버해주시겠어요? 다리가 보이는 의상이라서요(웃음).” 메이크업 어시스턴트가 하얗고 매끈하기로 유명한 그녀의 다리에 눈에 거의 띄지 않는 작은 잡티 몇 개를 컨실러로 가리는 동안, 난 다시 헤어스타일리스트 이희와 대화를 시작했다. “머릿결을 살린 자연스러운 업스타일이에요. 모발을 살짝 말린 다음 무스를 발라 드라이어와 손가락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구기듯이 내추럴한 웨이브를 만들었죠. 얼굴이마선의 잔머리를 포함한 앞머리는 조금 강한 웨이브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남겨두고 뒷머리는 틀어 올려 소라 모양의 내추럴한 업스타일로 연출했죠.” 이 헤어스타일은 사랑스러운 느낌의 맑은 피부와 베이식한 눈매와 어우러져 원래도 충만한 한지혜의 여성성을 부각시켰다. “건조해지기 쉬운 피부라 수분이 무조건 많이 함유된 베이스 제품을 사용해요. 무조건요. 펄감이 적은 수분 메이크업 베이스로 좋은 피부를 최대한 살리고 윤광 파운데이션으로 실키한 피부로 표현했죠.베이지 컬러 섀도를 아이홀 전체에 펴 바르고 브라운 컬러 섀도는 아이라인 부분에, 다크 브라운 섀도와 블랙 섀도를 믹스해서 눈꼬리 부분에 음영을 주었어요. 어때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미영의 물음에 난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마지막 순간, 보라색 립스틱을 바르자 화사하면서도 소녀 같은 느낌을 갖게 된 한지혜의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Editor| 강미선(M.S. Kang), Photography| 보리(Bo Lee), Hair| 이희(이희 헤어&메이크업), Makeup| 이미영(이희 헤어&메이크업) Stylist| 윤상미(S.M. Yun by Intrend)

드레스는 림 아크라 by 루나 디 미엘레(Lim Akra by Luna di Miele), 귀고리는 뮈샤(Mucha).


유선


나이답지 않게 연기에서 깊은 맛이 느껴지는 유선은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차가운 캐릭터로 올해를 삼켜버린 TV 속 모습과는 달리, 숍의 가장 안쪽에서 발레리나처럼 허리를 펴고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다‘. 두상이 참 예쁘다.’ ‘정말 단아하다.’ ‘착할 것만 같다.’ 여배우들에게 좀처럼 건네지 못하는 솔직한 이 문장들이 그녀의 눈과 실루엣을 마주하면 술술 나오게 되니 어찌된 일일까“. 헤어, 메이크업이 완성되면 촬영하는 거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설마, 에디터의 기다림을 걱정하는 걸까? 모든 여배우는 솔직히 맨얼굴이 공개되는 것을 싫어한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예쁜 맨 얼굴을 갖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왠지 예감이 좋다, 미리 축하한다고 이야기하는 기자에게 그녀는 크게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제가 감히 어떻게 받아요.아니에요.” 가짜가 아닌, 진짜 겸손한 것이 틀림없다는 게 내 눈에 읽히고야 말았다. 조곤조곤 스타일을 설명하는 헤어스타일리스트 황승배는 그녀처럼 진중한 사람이었다. 사진가와 앵글을 정하고 있던 나는 ‘스태프와 배우 사이에 궁합이 중요해!’를 절감하며 귀를 기울였다. “두상의 느낌을 살려서 자연스럽고 느슨한 느낌으로 머리를 오른쪽 아래로 올릴 거예요.” 귀여운 느낌을 없애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은 우아함으로 보상받았다. 메이크업을 담당한 김미진은 헤어스타일리스트의 레서피를 넘겨받아 페이지를 이어가는 듯했다“. 투명한 컬러의 프라이머를 바르고, 어두운 피부톤에 맞게 누드 베이지 톤의 파운데이션으로 차분하게 만들었어요. 눈 밑에는 리퀴드 파운데이션과 하이라이트를 살짝 섞어 발라 화사하게 표현하면서요. 베이스 단계에서 오렌지빛 크림 블러셔를 볼 안쪽에 살짝 바르는 것이 포인트예요.” 그리고 쌍꺼풀에는 연한 모카톤의 섀도를, 눈두덩에는 핑크톤의 섀도를 바르고, 핑크톤의 틴트로 입술색을 물들인 후 누드 립스틱을 바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서두르세요. 이러다간 지각하겠는데요?” 매니저의 채근에 뛰듯이 드레스룸에 들어간 유선이 비잔틴 양식의 프린트가 돋보이는림 아크라의 드레스로 갈아입고 커튼을 젖힌 순간, 고풍스럽고 우아한 행운의 여신이 미소 짓고 있었다. 그녀는 그날 두 개의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Editor| 강미선(M.S. Kang), Photography| 보리(Bo Lee), Hair| 황승배(S.B. Hwang, 이희 헤어&메이크업), Makeup| 김미진(M.J. Kim, 이희 헤어&메이크업), Stylist| 김영미Y.M. Kim, 인트렌드)




김선아


물론 김선아가 상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단, 그녀는 연연해하지 않는 모습이 돋보였다. “상은 받을지 안 받을지 모르겠어요. 근데 난 몸매 얘기하는 게 더 신경 쓰이더라! 이번엔 살을 뺐다기보다, 본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할까요? 내 옆구리 한번 만져봐요!” 내 손을 갑자기 확 끌어당겨, 심플하고 섹시한 비씨 꾸뛰르의 검은색 실크 드레스를 입은 자신의 옆구리에 척 하고 갖다 대는 김선아. 군살 대신 단단한 근육이 느껴지는 복부보다 그녀의 여유가 더 놀라웠다. 미용실 드레스룸에서 피팅을 해보던 그녀는 이렇게 깔깔거리고 웃으며 메이크업실로 자리를 옮겼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우현증이 우아한 피부톤을 위해 김선아의 얼굴에 프라이머를 바르고, 두 가지 색의 파운데이션을 믹스해 컬러를 반 톤정도 낮추는 동안에도 이따금 농담과 웃음이 이어졌다. “드레스가 섹시해서 눈매를 강조했어요. 글래머러스한 눈매를 만들기 위해서 연한 브라운 계열 섀도를 가볍게 그러데이션한 후, 검은색 워터프루프 리퀴드 아이라이너로 점막 부분을 메우면서 앞뒤를 살짝 길게 그렸어요. 드레스 분위기와 잘 어울리겠죠?” 우현증은 세련된 느낌을 더하기 위해 크림 볼터치를 광대 부분에 살짝 발랐다. 마지막으로 누드 립스틱을 볼륨감 있게 바르며 마무리했다. 시상식 시간은 다가오는데 헤어가 아직 남았다. 바삐 자리를 옮기자 헤어스타일리스트 우호림이 기다리고 있었다. “요즘 할리우드 스타들도 머리를 티 나게 올리거나 하지 않고, 질끈 묶는 스타일로 가는 추세거든요. 김선아씨는 키도 크고 의상도 화려하니까, 최대한 꾸미지않고 자연스럽게 스타일링하려고 해요.” 옆에서 지켜보니, 머리에 백코밍도 안 하고 웨이브만 살짝 들쭉날쭉 넣는 게 재미있었다. 우호림은 셀카 찍느라 정신없는 김선아의 머리를 모두 뒤로 모아 약간 비뚤어지게 질끈 묶었다. 앞머리를 길게 내서 살짝 드라이를 하자, 드디어 모든 준비가 끝났다. 단단하고 마른 몸을 검은색 실크 드레스 안으로 스르륵 밀어 넣은 그녀는, 밴으로 급히 이동하는 마지막까지도 내게 예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걸 잊지 않았다. Editor| 서혜원(H.W. Suh), Photography| 한상무(S.M. Han), Hair| 우호림(H.R. Woo, W퓨리피), Makeup| 우현증(H.J. Woo, W퓨리피), Stylist| 정윤기(Y.G. Jung), 김영주(Y.J. Kim)

드레스는 김연주(Kim Yeon Joo), 클러치는 디노 브루노, 귀고리와 사각형 반지는 리사코 주얼리(Lisacco Jewelry), 원형 반지는 홍운 주얼리(Hongwoon Jewelry), 시계는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채시라


“저는 상복이 참 많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은 ‘ 천추태후’ 팀을 대표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부모님, 남편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2009년 12월 31일 밤, KBS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쥔 그녀가 여유로운 미소를 띠며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었다. 약 3시간 전, 미용실에서 단장을 마친 후 차에 오르는 그녀와 나눈 응원의 악수를 생각하니 마음이 으쓱해졌다. 저녁 7시, 빨간 스웨터를 입은 평범한 모습의 그녀가 김청경 헤어페이스로 들어섰다. 20여 년간을 우리나라 최고의 여배우로 살아온 ‘스타 채시라’와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여자 채시라’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우린 너무 오래됐죠. 처음 만났을 때, 시라가 18살이었어요. 가나초콜릿 광고로 데뷔했는데, 그때부터 같이 일했으니까요.” 빠르게 메이크업 브러시를 움직이는 김청경 원장과 그런 그녀를 전적으로 믿는다는 표정의 채시라가 거울 너머로 서로를 따뜻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이번 메이크업은 천추태후의 카리스마를 강조했어요. 드레스를 보는 순간, 라인을 강조한 메이크업을 완성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시라의 생각도 같았고요.” 메이크업을 마친 채시라가 드디어 드레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섰다. 시퀸 장식의 위엄 넘치는 하이웨이스트의 롱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이제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채시라’로 돌아왔다. “어릴 때는 시상식갈 때 그렇게 심장이 콩닥거리더니 이제는 참 편안해요. 고생한 스태프들, 많은 후배들과 함께 축하하고 즐기는 파티에 참석하는 기분이랄까요? 오늘도 무척 신나네요.” 관록 넘치는 여배우는 말 하나, 움직임 하나조차도 여유로웠다. 저녁 8시 30분, 차에 오르는 순간까지 <얼루어>의 카메라를 향해 연신 웃음을 보여주던 그녀에게 수상 소감 준비했냐는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정말 준비 안 했어요. 만약 상을 받게 된다면 무대에 올라가는 그 순간의 기분을 솔직하게 말할 예정이에요. 꼭 봐주세요.” 그리고 몇 시간 뒤 채시라는 그녀의 수상 소감처럼 상복 많은 배우답게 또 하나의 연기상을 당당히 수상했다. 그 순간을 진심으로 즐기는 그녀의 모습은 어떤 어린 여배우들보다 아름다웠다. Editor| 박선영(S. Y. Park), Photography| 이동욱(D.W. Lee), Hair| 효진(Hyo Jin, 김청경 헤어페이스)Makeup | 김청경(C.GKim, 김청경 헤어페이스), Stylist | 채보영(B.Y.Chae)



드레스는 지아킴(Jia Kim), 귀고리는 데이비드 여먼(David Yurman), 팔찌는 세인트 에티엔느.


신세경


MBC 연예대상 시상식이 열리던 날, 매서운 추위 탓에 얼굴은 물론 코트 밖으로 살짝 드러난 손목마저 발갛게 변해버렸다. 종종걸음으로 아우라 뷰티 헤어숍 안으로 들어서자 포근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시트콤 부문 신인상 후보에 오른 배우 신세경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스타일리스트 한지희는 드레스 룸 안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준비해온 드레스와 액세서리, 슈즈를 점검하고 있었다. 옷걸이에 걸린 파스텔 핑크컬러의 시폰 드레스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청순하고 성숙한 이미지에 어울리도록 시폰 소재의 튜브 톱 롱드레스를 선택했어요. 액세서리도 귀고리와 팔찌 정도만 하고, 대신 스와 로브스키 클러치로 포인트를 줄 생각이에요.” 몇 시간 뒤 포토 월에 서서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여신 포스를 뽐낼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을 때 마침 스키니 진에 어그 부츠를 신은 그녀가 메이크업 룸으로 들어왔다. 화장기 없는 얼굴이며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긴 생머리에 니트 스웨터를 입은 모습이 <지붕뚫고 하이킥>의 청순한 가사 도우미 ‘신세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얼마 뒤면 보게 될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가 한층 더 커졌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정옥은 “아직 어려서 피부톤이 맑고 환하기 때문에 베이스만 얇게 펴 바르는 정도만으로 충분해요. 오늘은 청순한 느낌을 강조하고 드레스의 은은한 분홍빛이 얼굴에 자연스럽게 물든 것처럼 연출하기 위해 피부를 매트하게 표현하고, 드레스 컬러와 비슷한 연분홍과 연보라색상의 아이섀도로 포인트를 줄 거예요” 라고 말했다. 메이크업이 끝나자 헤어 스타일리스트 순이는 헤어의 뿌리 부분부터 드라이로 부풀려 풍성한 느낌을 연출하고, 자연스러운 컬을 넣어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30여분 동안의 메이크업과 헤어가 끝나고 드레스 룸으로 들어간 그녀가 얼마 뒤 모습을 드러내자 주변의 스태프들 모두가 “예쁘다”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거울 앞에 선 그녀는 카메라를 향해 수줍은 듯 포즈를 취했고, 사진가의 손이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한 시간여 만에 앳된 소녀에서 성숙한 여신으로 변신한 그녀는 “데뷔 후 첫 시상식이라 더 떨리고 긴장이 돼요”라는 짧은 소감을 남기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Editor | 조은선(E.S. Cho), Photography | 김영준(Kim Young Joon), Hair | 순이(Sun E, 아우라 뷰티 헤어 숍), Makeup | 김정옥(J.O. Kim, 아우라 뷰티 헤어 숍), Stylist | 한지희(J.H. Han)